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한 여인이 손끝이 닳도록 꽃을 가꾸며 피를 흘렸고, 그 피가 철쭉에 흘러들어 철쭉은 아름다운 짙은 빛을 띠게 됐다고 한다. 온 세상이 철죽이다. 피의 냄새가 난다.
철쭉에는 핏빛이 배어있다/최범영
사월이 오면
진달래꽃 지고 조팝나무에는
누군가 배고픔 잊으려
하얀 종이로 접은 밥풀꽃들이
주렁주렁 피는 때
그 곁엔 늘 철쭉이 서 있다
연산홍, 아잘리아
그리고 또한 다 못 욀
사람들의 이름으로 불리는 꽃
철쭉에는 핏빛이 배어있다
눈 씻고 또 보라
사랑을 위해 피흘려야 했던
사월을 기억하라고
철쭉에는 그렇게 핏빛이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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