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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배경이 되는 기쁨/안도현

인문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8월 19일)

미국의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파카 J. 파머(Parker J. Palmer)를 만난다. 그의 책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이다. 이 책은 파편화된 삶에 지친 우리를 온전한 삶의 길로 초대하고 있다.

온전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분리되지 않는 삶을 사는 거다. 온전한 자들은 자신의 기준, 자신의 욕망과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사는 자들이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온 권력을 틀어쥔 사람들은 외부의 권력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는 구성원들 간의 분리를 권한다. 그러면서 사회는 우리들의 삶을 파편화 시킨다. 사회구성원들끼리 서로 싸우게 한다.

이렇듯 우리는 분리된 삶을 살면서 터무니 없는 대가를 치른다. 내가 나의 정체성을 부인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확신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내가 나의 감정을 무시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도 쉽게 무시할 수 있다. 그러니 세상 모든 것이 그 출발은 '나 자신과의 관계'로 부터 이다. 내가 나에게 하는 행동이 결국 내가 남에게 하는 행동이다.

온전함은 완전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짐을 삶의 불가피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자세히 보면, 자연도 완벽하지 않다. 다만 변화하고 순환할 뿐이다. 완벽한 생태계가 있지 않다. 서로의 죽음으로 서로를 살리고, 어디선가 균형이 무너지면 어디선가 균형을 다시 세운다. 그저 '균형 찾기' 이다. 균형 자체가 되면, 그건 죽음이다. 하나의 상태에 이른 순간은 죽음일 뿐이다. 자연은 멈춤이 없다. 삶도 그렇다. 멈추지 않는다. 삶 안에는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고, 혼란과 질서도 함께한다.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삶이다. 삶의 반대말은 멈춤 이고, 죽음이자, 완벽함이다.

사회가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것은 세상을 조종할 능력을 주는 '객관적인' 지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는 일에 소홀하다. 앞에서 말한 객관적 지식은 세상을 주무르고, 조종할 능력을 제공하지만, 그러한 지식은 오히려 우리들이 온전한 삶을 살게 하는 일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필요 이상으로 똑똑한 사람들을 나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한 가지에 집착한다는 뜻은 균형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분리되지 않는 삶으로 계속 나아가길 원한다면 믿을 수 있는 관계,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커뮤니티(공동체)가 필요하다. 우리는 자기기만 능력이 아주 뛰어나므로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받지 않으면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사는 법"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공동체에서 다음과 같이 살고 싶다. 아무리 사소한 고민도 자기 일처럼 잘 들어 주고 맞장구 쳐 주는 사람,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을 내려놓고 웃길 바라는 사람, 자신이 잘못한 일이라 해도 억울하다고 하면 무작정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의 10%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 로 구성되며, 나머지 90%는 그 일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로 구성된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다 사는 거 비슷비슷하다. 오늘 시처럼, 그리고 사진의 계룡산처럼, "배경이 되는 기쁨"으로 살고 싶다. 실력보다 긍정적인 태도와 활동으로 관계를 넓혀가고, 그 관계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 태도와 활동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  

배경이 되는 기쁨/안도현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구의 배경이 되어주는 것이다.

별을 빛나게 하는
까만 하늘처럼

꽃을 돋보이게 하는
무딘 땅처럼

함께 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연어 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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