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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지금 알고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지금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수많은 부동산 대책 문제는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너무 잘 보이는 손'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 속담에 '위에는 정책이 있고,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소설가 백영옥은 흥미롭고 좋은 예를 소개했다.

(1) 프랑스 식민지 시절 베트남에서 쥐 떼가 창궐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결국 쥐 박멸을 목표로 쥐 꼬리를 가져오면 포상금을 주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포상금이 늘어도 도무지 쥐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꼬리만 자르고 사람들이 풀어주는 쥐가 문제였다. 쥐가 번식하면 더 많은 쥐 꼬리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쥐 꼬리만 자르고 풀어주는 일을 반복했던 것이다. 결국 포상금 제도는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2) 한 소년이 새총으로 목표를 겨냥하는 중국의 선전 포스터가 있다. 그 유명한 참새 타도 포스터다. 1950년대 후반 마오쩌둥은 곡식을 쪼아 먹어 인민의 식량을 약탈하는 참새를 박멸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모든 인민이 대거 참여한 참새 소탕 작전으로 한 해 2억 마리의 참새가 사라진다. 하지만 기다리던 풍년은 오지 않았다. 천적인 참새가 사라진 자리에 메뚜기와 해충이 창궐했기 때문이다. 결국 1958년부터 3년간 3000만명의 중국 사람이 굶어 죽는다. 소련에서 급히 참새 20만 마리를 수입했지만, 때를 놓친 것이다.

그렇다고 나는 집을 팔고, 유학을 따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면서 후회하지 않는다. 류시화 시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른 것이다. 이게 인문정신이다. 시장 논리와는 다르다. 부동산은 없지만,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나는 후회하지 않고 그렇게 살고 있다. 작년 이맘 때 적어 두었던 나의 행복론은 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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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서의 행복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를 따져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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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행복은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로,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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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행복은 돈이 많으냐, 적으냐 하는 문제를 떠나서, 재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가 이다. 경제적 안정감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재정상태를 유지하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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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 행복은 건강한 신체와 일상적인 활동을 무난히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가 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좋은 식습관 그리고 숙면에 신경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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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적 행복은 현재 살고 있는 지역, 속해 있는 그룹에 대한 참여의 문제이다. 조금은 불편해도 모두를 위한 즐거운 변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공동체 안에서 함께하면서 즐기고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있는가 이다.

그래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공동체(community)를 회복하려는 일에 열심이다. 그래 나는 '3:2:2 법칙'을 만들었다. 일주일에 3일은 내 일을 하고, 2일은 공동체를 위해 일을 하고, 2일는 휴식하는 것이다. <우리마을대학>을 위한 고민을 많이 한다.

지금 알고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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