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현재 내 형편에서 내가 좋아 하는 그 일을 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킬 때 비로소 나만의 ‘맞춤형 행복’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오늘 아침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어제 나는 "맞춤형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에서 주어진 의무는 아무 것도 없으며, 그저 행복 하라는 한 가지 의무 뿐이다." 이 문장은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헤르만 헤세의 말이다. 누구나 인생은 단 한 번 뿐이다. 그러면서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 꾸지만, 행복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평생 생각만 하다가 사라지는 존재는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는 아침이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요즈음 한국은 집, 아니 부동산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언제부터 인가 우리들의 ‘집'이 돈 놓고 돈 먹기, 화나의 상품이 되어버렸다. 다시 말하면, 우리 몸을 맡기고, 가정을 꾸리고, 우리의 삶을 만들어주던 이 공간이 그저 소유와 거래의 의미만 갖게 되었다.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7년 째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와서 살게 된 지는 잘 모른다. 흘러 흘러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젠 정주(定住)를 생각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내 삶은 ‘정주’가 아니라 ‘유목’이었다.
인간의 문화는 정주를 시작하면서 꽃을 피웠다. 삶의 기억과 경험이 세대를 통해 전수되고 문화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한곳에 오래 거주하는 것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공간은 처음부터 저절로 존재하지 않는다. 땅에 경계를 그어 안팎을 표시하고 사람이 살면서 공간은 비로소 ‘탄생’한다. 그러면서 한 인간이 살면서 공간이 생겨났고 또 그 공간이 그 인간을 계속 살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자취와 때가 없는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며, 살 수 없는 공간이다. 그렇게 문화는 장소와 함께 사람이 숨 쉬는 공기가 되는 것이다.
조연경이라는 드라마 작가의 글에서 읽었다. 그녀에 의하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취미가 될 수 있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행복하다" 전제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특히 '제가 작품에서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자신을 이해하라,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 "정말 행복 하려면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모르고는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행복'을 만들 수 없다.
작가는 이런 예를 들어 주었다. "근사한 집에서 살면 행복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내 형편이 근사한 집을 살 수 있나? 지금은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행복을 유보해야 하나?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오늘 당장 행복하게 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사한 집을 살 수 없다면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나름 근사하게 꾸미면 된다. 햇빛이 잘 안 드는 창가에 색색의 팬지 화분을 쭉 올려 놓고 화사한 물방울무늬 커튼을 달아 본다. 그리고 향긋하고 고소한 커피 냄새로 눅눅한 주방을 카페로 만든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특히 나만의 '맞춤형 행복'이 필요하다. 나 자신을 알고 이해하고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누구나 '맞춤형 행복'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행복(幸福)은 마음의 상태이다. 행복이란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자기 자신이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의 삶의 모습이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이 될 수 있는 그 무엇이 되어야 만 하고, 그 때 우리는 행복하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사진 속의 풀들처럼 각자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고, 때가 되면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베어지면, 풀들은 "향기"를 낸다. "베이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비명 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그물망은 우리들의 삶의 크나큰 전환을 요구한다. 집이 없고 돈이 없어서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사는 사람들, 충분히 잘살지만 차익을 위해 집을 사고 팔거나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집은 삶과 무관한 곳이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부동산(不動産)’이란 말이 오늘날 우리들의 집의 정체를 말해준다. 그것은 재산이자 상품일 뿐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곳이 아니다. 그래 어제부터 나는 "맞춤형 행복"을 생각했다. 아침 사진은 내가 산책 길에 만난 풀들이고, 풀꽃이다. 그래 아침 시도 "풀"을 택했다. 밖은 장맛비가 굵게 내린다.
풀/이재진
베어진 풀에서 향기가 난다
알고 보면 향기는 풀의 상처다
베이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비명 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들판을 물들이는 초록의 상처
상처가 내뿜는 향기에 취해
나는 아픈 것도 잊는다
상처도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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