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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지금

2036.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6월 27일)

 

우리는 언어를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 우리는 학교에서 언어를 배우는데, 책을 읽고 언어를 배우고, 그 다음에 글을 쓴다. 이것을 우리는 지성 혹은 로고스라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의 힘으로 우리는 언어의 길을 통제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 이 때 나오는 것이 담론이다. 담론은 언어의 구조이자 배열이다. 개념을 창조함과 동시에 기존의 개념의 배치를 바꾼다. 이 담론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힘이고 권력의 원천이다. 

오늘 아침은 '지금'이라는 담론을 생각해 본다. 정철의 <<사람 사전>>에서 '지금'의 멋진 담론을 아침에 만났다. "누군가는 지금을 암 치료 연구에 쓰고 있다. 누군가는 지금을 러닝머신 달리는 일에 쓰고 있다. 누군가는 지금을 고백할까 말까 망설이는 데 쓰고 있다. 그대는 책 읽는 일에 쓰고 있다. 지구 위엔 사람 수만큼 지금이 잇다. 내 지금을 남의 지금 기웃거리는 일에 쓰지 않는다면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 3가지 금은? 술자리에서 많이 하는 질문이다. 돈을 상장하는 '황금' 또는 '현금', 음식을 상징하는 '소금', 시간을 상징하는 '지금'이 답이다. 어느 날 한 남편이 부인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부인의 대답 문자 메시지가 "현금, 지금, 입금"이었다는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바로 남편은 "방금, 쬐금, 입금"이란 문자를 보냈다 한다.

사람들은 전부 돈의 노예이다. 돈이면 소금도 사고, 시간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세상에는 돈이 있어도 못 얻는 게 많다. 한 번 나열해 볼까? 인간은 돈으로 집은 살 수 있어도 가정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시계는 살 수 있어도 시간을 살 수 없다. 돈으로 침대는 살 수 있어도 잠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책을 살 수 있어도 지식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의사는 살 수 있어도 건강은 살 수 없다. 그만 하고 싶다. 아니 한 가지 중요한 걸 빼먹었다. 돈으로 관계는 살 수 있어도 사랑은 살 수 없다.

소금처럼, 돈의 가치는 모으는 데 있지 않고 사용하는 데 달려 있다. 3%의 소금은 97%의 바닷물을 유지하게 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소금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가 없다.  성경에서도 '세상에서 너희는 소금이 되라' 말한다.  어디서나 소금처럼 맛을 내는 존재가 되라는 말이다. 그리고 내기 있는 곳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만약 당신이 사흘 후에 죽는다면,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지극히 평범한 것들을 말한다. 그 말 대신, 죽음이 닥칠 때까지 그런 일들을 미루지 말고, 지금 즉시 그 일을 하면 된다.  "Do it now!" "껄껄껄"이라는 건배사가 지금 우리에게 당장 할 일을 가르쳐 준다. 더 사랑할껄, 더 참을껄, 더 베풀껄. 나에게 주어진 선물인 지금(present)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또 묻는다. 재테크(돈 관리), 시테크(시간 관리), 생테크(인생관리)의 결산은  아마도 우테크(친구 관리)를 통해 나타난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접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성실하게 진지하게 대해는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나'를 온전한 '나'로 인정해 주는 것은 둘이다. 하나는 ‘지금’이라는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여기’라는 장소다. ‘지금’과 ‘여기’가 없다면, 나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둘은 만물을 현존하게 만드는 존재의 집이다. 과거를 삭제하고 미래를 앞당겨 이 순간을 종말론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지금’이라면, ‘여기’는 ‘나’라는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나’를 생경한 나로 전환시켜주고 더 나은 나로 수련 시키는 혁명의 장소다.

이 '지금'은 과거와 미래가 하나 되는 시간이다. 내일은 가장 무서운 단어이다. 마귀가 내일이라는 영어 단어 'tomarrow(투마로우, 내일)'를 가장 즐겨 쓴다고 한다. 내일은 내 인생이 아니다. 그러니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지 가장 어려운 것이 시작이다. 시작은 늘 불안하다. 왜냐하면 시작이라는 단어는 다음과 같이 3 가지가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1. 과거와의 매정한 단절
2.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
3. 지금-여기에 대한 확신과 집착

장마철이라 불쾌지수가 높다. 이럴 때일수록 다른 이들에 친절하고, 배려하는 좋은 매너가 더 요구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은 흘러 맑은 날이 올 것이다. 우주의 심판자인 시간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그 어느 것도 어제의 모습, 아니 조금 전의 모습대로 그대로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이 시간의 심판자는 모든 것을 매 순간 변화시켜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무로 사라지거나, 유로 다른 성질로 변화한다. 시간은 '있음'을 '없음'으로 조용히 변신시키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다. 즐거운 한 주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그냥". 아침 사진은 어제 점심 약속에 나가 동네 수목원에서 찍은 거다. 이어지는 사유는 블로그로 옮긴다. 궁금한 사람은 따라 오시기 바란다.


그냥이라는 말/조동례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별 변화없이
그 모양 그대로라는 뜻

마음만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난처할때

 그냥 했어요 라고 하면
다 포함하는 말

사람으로 치면 변명하지 않고
허풍 떨지 않아도 그냥 통하는 사람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자유다 속박이다 경계를 지우는 말
그냥 살아요 그냥 좋아요


산에 그냥 오르듯이
물이 그냥 흐르듯이

그냥이라는 말 
그냥 좋아요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말은 스티븐 핑거(Steven Pinker)가 한 말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지성인이다. 그의 인생 좌우명이 랍비 힐렐의 말이라고 한다. 나도 그의 말을 외우고 있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날이 있겠는가?" 이 두 문장이 그를 지금-여기에 존재하게 이끈다고 했다.

다시 내가 외우고 있는 것을 공유해 본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할 것인가? 내가 나 자신을 위한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면, 나는 누구인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말인가?"(랍비 힐렐, <<선조들의 어록>> 1장 14절) 나는 그 때가 아침 글 쓰는 시간이다. 그래 그 시간이 매일 매일 지겹지 않고, 나에게는 새롭다.

다음의 다섯가지는 스티븐 핑거가 팀 페리스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Tribe of Mentors)>> 에서 우리들에게 해주고 싶어하는 말을 나열해 본 것이다.
1. 소수의 사람들은 지지하지만 아직 문화적인 유행이나 보편적인 통념으로 뿌리내리지 못한 새로운 주제나 영역 또는 새로운 관심사를 찾으라.
2. '결실이나 보상이 있는 행동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직관을 따르는 것이라'는 조언은 절대 무시하라. 결실이나 보상을 늘 확보하라.
3. 그리니까 자기만족에 그치는 행동이나 시도는 하지 마라.
4. 귀천을 따지는 것처럼 천한 것은 없다. 지성인은 인문이나 언어계열 등의 고상한 직업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상업이나 산업에도 신경을 쓰라는 말이다.
5.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하라. 부와 명예는 사라지지만 우리의 기여는 언제나 남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티븐 핑거가 일상에서 늘 하는 습관들을 우리는 본받을 만 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지루하고 상투적이지만 필수적인 행동을 빼먹지 않고 하기. 재미로 읽는 것을 제외하고 글을 디지털화 해서 축적하기. 앞으론 가급적 중요한 책들도 전자 형태로 보관하려 한다. 전자 버전은 검색까지 가능하고, 환경이 '한계'에 이른 지금 유익한 비물질적 생활에 참여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나도 그처럼 일상을 지배하면서, 삶의 내적 평화와 균형을 되찾았다. 

나도 남은 삶을, 그처럼, 찬란한 한순간 한순간의 '지금의 합'으로 만들고 싶다. 지금-여기, 내 자신에게 치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그런 삶을 늘 '우아한 성실주의'라 표현한다. '우아한 성실주의자'는 일상을 지배하며,  단조로운 일상을 사는 사람이라고 나는 정의하고 싶다. 그런 사람은 과거와 미래로 분열되지 않고 오롯이 '지금-여기'에 존재하는 주체적이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이다. 그런 사람은 늘 충만한 삶을 산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분주하지 않다. 조급해 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무한하게 확장하면서 점점 넓어지게, 더 깊어지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난 오늘 아침에 이렇게 살기로 다짐한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