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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방향/유안진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

오늘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는 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夏至)이다. 24절기 중 열 번째 날로 망종(芒種)과 소서(小署) 사이에 있다. 이 날 지표면에 닿는 태양빛이 가장 많기 때문에 이날부터 점점 기온이 올라가, 삼복때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게 된다. 농촌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이전에 모두 끝난다. 그리고 햇감자를 캐어 쪄 먹거나 갈아서 감자전을 부쳐 먹는 시기가 바로 이 때이다. "하짓날은 감자 캐 먹는 날이고 보리 환갑이다"이라는 말이 있다. 농촌에서는 이 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다.

오늘 아침에 나는 크게 위안이 되는 문장을 만났다.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떤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와도 이것을 이용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항해의 본질이다."(윤정구) 이렇게 생각했더니, 여기 저기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또 소개받았다. 사람을 만나는 관계의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이젠 아무나 만날 생각이 없다. 아침에 유안진 시인의 방향이라는 시를 알게 되었다. 이 시를 소개한 <매경>의 허연 기자는 "결국 모든 운명은 방향이 결정한다. 내가 어느 방향을 보고 있었는지, 어느 방향으로 걸어갔는지가 나의 운명을 결정한다. 방향이 곧 운명이다"라 말하면서, "'가슴 쓰라린 쪽 노을이 더 붉다'는 시인의 절창은 육중하게 다가온다. '당신 쪽에 매달린 과일이 더 잘 익는다'는 아포리즘도 오랫동안 가슴을 흔든다"고 덧붙였다. 요즈음 내 삶이 그렇다.

방향/유안진

한 포기에서도 먼저 피는 꽃이 있다
볕바른 쪽이다

한 나무에서도 더 잘 익는 과일이 있다
당신 쪽이다

한 하늘의 노을도 더 붉은 쪽이 있다
가슴 쓰라린 쪽이다
절두산 부활의 쪽

이어지는 글은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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