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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무 / 곽재구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

“대학은 배운 사람을 사회로 배출하는 패러다임에서 평생 배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사회에 배출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김도연 전 포스텍 총장) 오늘 아침에 만난 멋진 통찰이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사회 혹은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쓸모 있는 사람’을 키우는 데 몰두하였다. 그런데 그 쓸모 있는 사람들이 인공지능과 다른 기술들로 대체되는 미래사회, 과연 대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때 대학은 ‘쓸모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개인’을 위한 배움의 장소가 되어 있지는 않을까? 문제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뇌·인지과학전공)의 질문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는 '쓸모 있는 사람'보다 "쓸모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개인'으로 '무엇이 쓸모 있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건너가기를 해야 한다.

대학은 이론을 배우고 적용원리를 가르치던 기존의 교육방식을 버리고, 자기주도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면서 인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먼저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고 그 생각을 글로 옮길 수 있는 능력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가능한 한 모든 수업을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토론수업으로 운영하여야 한다. 그리고 고전을 읽고 토론하고 에세이를 쓰게 하여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로지 과거를 깊이 탐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정리하면, 대학은 인문학 교육을 강조하고 일방 통행으로 이루어지는 강의를 통한 정보전달이 아닌 토론 등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 기회와 작은 규모로 교수와 학생 간의 긴밀한 소통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결국 불확실한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데는 전문적인 지식 만큼이나 자기 주도적인 학습과 인문교육, 그리고 사람 간 소통을 통해 축적되는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일 교수의 대안을 직접 들어 본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시작된 치열한 입시 위주 주입식 교육으로 자기주도형 학습능력을 키울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고, 미래를 위한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인문학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학은 규모의 게임에서 벗어나 개별 학생들의 니즈를 채워 줄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미래대학으로의 변화를 제안해 본다. 작은 규모에서 오는 한계는 대학연합체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우리 학생들은 인간을 성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비판적 사고를 배워 급격하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에서도 홀로 빛나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기획전문가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나만의 브랜드 만드는 미래교육, 즉 인간에 대한 성찰과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비판적 사고를 익혀,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교육의 문법이 바뀌어야 한다.

푸른 잎을 한웅 큼 훑어 꽉 쥐어짜면 푸른 물이 떨어질 듯한 산책길을 오늘 아침 걸었다. 숲이 아름다운 것은 색이 변화하며 형형색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이 농담(濃淡, 진함과 묽음)의 붓질을 해댄다. 그리고 나무는 사람처럼 분주하거나 소란스럽지 않다. 사람의 동네에서 나무들의 동네에 들어서면 마음이 고요해 진다. 나무 사이를 걸으면 절로 나무를 닮게 된다. 숲길은 마음의 길로 이어진다. 그 옛날 당신이 걸었던 숲길을 찾는다. 그리고 처음처럼 속삭인다. "이렇게 등이 굽지 않은 언어들은 처음 보겠구나. 이렇게 사납지 않은 마음의 길들은 처음 보겠구나."

나무 / 곽재구

숲속에는
내가 잘 아는
나무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나무를 만나러
날마다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제일 키 큰 나무와
제일 키 작은 나무에게
나는 차례로 인사를 합니다
먼 훗날 당신도
이 숲길로 오겠지요
내가 동무 삼은 나무들을 보며
그때 당신은 말할 겁니다
이렇게 등이 굽지 않은
언어들은 처음 보겠구나
이렇게 사납지 않은
마음의 길들은 처음 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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