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반음계/고영민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는 황금 연휴의 한복판인데,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다른 많은 이들은 야외에 나가는 데 귀찮았겠지만, 나는 기다리던 비이다. 한동안 가물었기 때문이다. 심은 고구마, 가지, 토마토들이 다 말라비틀어졌다. 신기한 것은 자연은 다 때를 알고, 적절하게 일을 한다는 점이다. 오후에는 해가 떴다. 나는 바로 농장에 나가 밭 정리를 했다. 나비도 보았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인간은 크게 ‘거미형’, ‘개미형’, ‘나비형’,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거미형 인간은 생산적, 창조적 노력은 하지 않고, 과거에 얻은 지식과 경험, 지위나 명성 등을 통해 먹고 사는 인간
- 개미형 인간은 부지런히 먹을 것을 수집하지만 자신의 가족이나 기업 등을 유지하기에 급급해 하는 인간
-  나비형 인간은 자신의 몫을 챙기지 않고, 쉬지 않고 옮겨 다니며 행복과 사랑과 생명을 전파하는 인간
  
다수 애벌레는 자기가 ‘나비’가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번데기가 되는 아픔(온몸이 굳어가는 아픔)을 모면하려 그냥 애벌레로 여생을 보낸다. 인간으로 치면, 자기의 꿈을 접고, 세상과 타협하며 적당히 살아가는 부류의 인생들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나비가 된 애벌레는 생애동안 다른 어떤 곤충보다도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게 된다. 나비가 되어 평생 100Km 이상의 거리를 자유롭게 날고, 꽃가루를 몸에 묻혀, 각종 식물과 나무의 열매도 맺게 하는 좋은 일을 한다. 나비가 된 그는 하늘을 날아, 숲도 보고, 호수도 보고, 강도 즐긴다. 고통의 강을 건너 성공의 강둑에 도착한 인간은 다른 사람도 건너 올 수 있도록 자기의 나룻배를 기꺼이 내놓는다. 자신의 재능과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만일 그냥 애벌레로 남았다면, 평생 나뭇잎사귀 정도의 시야에 갇혀 살아야만 한다. 출발은 같았으나 그 끝은 장대한 차이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원래 우리 모두는 ‘나비’가 될 운명을 갖고 태어났다. 그러나 대부분은 세상에 부대끼며 본인의 의지부족으로 나비가 되기를 거부하고 애벌레로 남는다. 나비가 되던, 애벌레가 되던, 인생은 옵션(option)이다. 그러니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반음계/고영민

새소리가 높다

당신이 그리운 오후,
꾸다 만 꿈처럼 홀로 남겨진 오후가 아득하다
잊는 것도 사랑일까

잡은 두 뼘 가물치를 돌려보낸다
당신이 구름이 되었다는 소식
몇 짐이나 될까
물비린내 나는 저 구름의 눈시울은

바람을 타고 오는 수동밭 끝물 참외 향기가
안쓰럽다

하늘에서 우수수 새가 떨어진다

저녁이 온다
울어야 겠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유성마을대학_인문운동연구소 #사진하나_시하나 #고영민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