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월/김영랑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지난 5월의 <원노트>에 적어 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을 때에 인생을 즐기자. 걷지도 못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인생을 슬퍼하고 후회하지 말고, 몸이 허락하는 한 가보고 싶은 곳에 여행을 하며 살아가자. 기회 있을 때마다 친구들과 회동하며 즐기자. 그 회동의 관심은 단지 모여서 먹고 마시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인생의 남은 날을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갈지를 얘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돈, 은행에 있는 돈은 실제로는 내 것이 아니다. 돈은 써야할 때에 바로 쓰는 게 내 돈이다. 늙어 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을 잘 대접하는 것이다. 사고 싶은 것 있으면 꼭 사고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즐거운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고 기쁨으로 대하면 그 질병 역시 기쁘게 떠나간다.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권력이 있거나 없거나, 모든 사람은 생로병사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프랑스어 '셀라비(C'est la vie)'라 한다.  몸은 의사에게 맡기고, 목숨은 하늘에 맡기고, 마음은 스스로 책임지면 된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오늘은 신록의 계절 오월이 시작되는 날이다.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인데, 코로나 19로 인도에서 부처님이 오시려면 한 달 걸린다고 한다. 이런 농담을 하며, 동네 자치위원들과 대청호 주변 중에 가장 아름다운 옥천 군북면 추소리에 다녀왔다. 오늘 아침 사진도 거기서 찍은 것이다. 옻 순에 백숙, 매운탕, 가죽 나무 전 등을 가장 전망이 좋은 자리에 차려 놓은 식당에서 봄날의 절정을 즐겼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김영랑 시인의 <오월>을 생각하며, 앞 산을 즐겼다.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오월/김영랑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
바람은 千이랑 萬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인문운동가_박한표 #유성마을대학_인문운동연구소 #사진하나_시하나 #김영랑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