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4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는 탱자나무 담벼락이 있었다. 지난 주말 강경을 걷다가 만난 탱자나무이다. 향기는 상처에서 나온다.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라 했다. 상처가 많아, 남과 북이 내는 향기가 만리까지 퍼지고 있다.
탱자/복효근
가시로 몸을 두른 채
귤이나 오렌지를 꿈꾼 적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밖을 향해 겨눈 칼만큼이나
늘 칼끝은 또 스스로를 향해 있어서
제 가시에 찔리고 할퀸 상처투성이다
탱자를 익혀온 것은
자해 아니면 고행의 시간이어서
썩어 문드러질 살보다는
사리 같은 씨알뿐
향기는
제 상처로 말 걸어온다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복효근 #와인바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5월/오세영 (0) | 2022.05.01 |
|---|---|
| 오월/김영랑 (0) | 2022.05.01 |
| 4월이 떠나고 나면/목필균 (0) | 2022.04.30 |
| 아득한 성자/설악무산 조오현 스님 시인 (0) | 2022.04.30 |
|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정해종 (0) | 2022.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