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해서, 윤여정이 인터뷰에서 그녀가 했다는 말들 중, 인문운동가의 시선에 포착된 것들을 공유한다.
(4) 자신만의 연기 철학은 '나의 약점을 알기에 열심히 대사 외워서 남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했다." "편안하게 연기 좋아해서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절실해서 먹고 살려고 했었다. 대본은 저에게는 성경 같았어요." "예전에는 이 작품을 하면 내 성과가 좋겠다는 걸 계산했다"며 "환갑이 넘어서부터는 작품을 가지고 온 프로듀서가 내가 믿는 사람이라면" 출연을 결정한다고 했다.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하게 연기해야 했던 지난 날들을 견뎌왔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키는 일만 할 수 있게 된 지금을 만끽할 수 있는 말 같다. "사치스럽게 살기로 했어요. 내가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으면 그게 사치." 나도 오늘 아침 배운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키는 일만 하다가 죽을 테다.
(5) 그녀는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화녀>의 고 김기영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녀는 올해로 74세이다. 그녀는 "이제 감사를 아는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영화 <미나리>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들보다 나이가 어린데 현장에서 누구도 모욕 주지 않고 모두를 존중하며 컨트롤하더라고요. 43세 먹은 감독한테 제가 존경한다고 했어요. 그를 만날 수 있는 것도 내가 배우를 오래 해서 그런 것이겠죠. 제가 김 감독에게 못한 것을 지금 정 감독이 다 받는 것 같아요."
(6)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없다"고 말하면서 "살던 대로 살아 야지/ 제가 오스카상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 되는 거 아니잖아요." "(대본을 못 외워서) 남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는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겠다"고 했 단다.
그리고 또 하고 싶은 말은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국적을 떠나 중국인 감독인 클로이 자오의 <노매드랜드>가 작품상 및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분을 휩쓸었다는 점이다. <노매드랜드>는 <미나리>처럼 미국 영화사가 제작했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이 연출한 작품이다. 영어로 노매드는 프랑스어로 하면 노마드이다. 한국 말로 하면, 유목민이다. 어쩌면 <미나리>의 바퀴 다린 자동차 집과 관련이 있다. 중앙일보의 이후남 문화디렉터가 영화 <미나리>와 <노매드랜드> 속에서 본 "노마드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글도 좋은 지적이라 나는 생각한다.
노매드, 아니 노마드는 집없이, 아니 자동차를 바퀴 달린 집 삼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디지털 노마드처럼 원격으로 일하는 대신 일자리를 찾아 차를 몰고 이동한다. 연말에 밀려드는 상품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직 노동자를 대거 고용하는 아마존이나, 여름 시즌 캠핑장 관리자를 단기적으로 고용하는 국립공원 같은 곳이 그런 일자리다. 이런 노마드가 급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이들을 다년간 취재한 미국 기자 제시카 브루더가 쓴 『노마드랜드』 따르면, 그 상당수가 은퇴 연령대의 나이 든 사람들이다. 쥐꼬리만 한 연금으로 집세를 감당할 수 없거나, 경제위기로 중산층에서 추락한 이들이다.
바퀴 달린 집은 공교롭게도 영화 ‘미나리’에도 나온다. 한눈에 봐도 볼품은 없지만, 한국계 이민자인 주인공 가족이 새로운 정착지 아칸소에서 살아가는 기반이 되는 소중한 집이다. 이민자와 토착민, 유목민과 정착민은 지구촌 곳곳에서 그 경계가 뒤섞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서로에 대한 강한 배척과 경계심도 불거진다. 이런 세상에서 올해 아카데미상은 한국 이민자의 이야기 ‘미나리’의 한국 배우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미국 노마드의 이야기 ‘노매드랜드’의 중국 출신 감독 클로이 자오에게 감독상을 안겼다. 노마드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한번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덧붙임은 블로그로 옮긴다. https://pakhanpyo.tistory.com 또는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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