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경달다/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풍경은 바람 때문에, 바람은 풍경 때문에 서로 존재한다. 이들의 관계가 사랑의 관계이다. 나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그리움이 생각난다.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때문이다. 난 그리움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리움 속에는 설렘이 있기 때문이다. 그 설렘을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 되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 된단다. 난 보고 싶은 사람을 마음 속에 늘 그리고 산다. 그러다 바람을 만나거나, 소리를 듣고 그 그리운 사람을 만난다. 아! 이 글을 쓰면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도 내가 보고싶겠지? 눈물이 핑 돈다. 얼른 와불 이야기로 넘어가자.
운주사의 와불은 전남 화순에 있는, 구름이 머무는 절이라는 운주사의 누워있는 불상이다. 이 와불은 이 절의 건립자인 도선국사가 하룻날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워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고자 했으나 공사가 끝나갈 무렵 일하기 싫어한 동자승이 "꼬끼오"하고 닭소리를 내는 바람에 석수장이들이 모두 날이 샌 줄 알고 하늘로 가버려 결국 와불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와불이 일어나는 날 이 땅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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