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6.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12월 29일)

제주도 세밑 여행 이틀째이다. 새벽에 바닷가로 나왔다. 어제 너무 늦게 숙소에 도착하여 바다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다가 궁금했던 거다. 그러나 여러 생각으로 마음은 무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돌 하루방이 날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오늘 아침 사진이 그 거다.
우선 제주 올레 길을 따라, 제주 송악산까지 갔다가, 유턴을 하여, 다시 화순 금빛모래해수욕장까지 많은 생각을 하며 걷을 생각으로 나왔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산방굴사>에서 보낼 생각이다.
사람은 다 때가 있다. 그 때를 알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일이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정서와 이해 관계를 충분히 담아내어 더불어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든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어제까지 미치도록 좋았 어도 오늘은 아닐 수 있다. 갑자기 반응이 안 좋아지면 본능적으로 이유를 찾기 마련이다.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그런데 그 이유를 찾아 개선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향은 그냥 받아들이는 거다. 이렇게 덤덤히 인정할수록 오히려 모든 인간관계가 잘 풀린다.
미치도록 싫은 사람이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좋았던 사람이 갑자기 싫어 지는 것은 흔하다. 모든 관계는 유통기한이 지나면 폐기되기 마련이다. 헤어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 한다. 필요할 때 서로 돕고 할 일 끝나면 각자 갈 길 가는 게 순리이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고 큰 상처라면 아직 경험이 부족한 거다. 더 많이 헤어져 봐야 한다. 헤어짐이 덤덤해 질 때가지. 이런 생각은 페이스 북에서 <MONEY MAN>이라는 분의 에세이를 통해 배운 거다.
나에게 페이스북은 세상에 대한 정보와 삶의 지혜를 배우는 훈련장이다. 좋은 글을 만나면, <저장하기>에 남겨두고, 시간이 나는 대로 다시 읽고 정리를 한다. <Money Man>이라는 분의 에세이 중 '모든 괴로움은 스스로 이겨내라'는 것을 다시 읽는다. 인간은 원래 고독하게 산다. 그게 기본이고 자연스러운 삶이다. 다른 사람을 통해 위로 받으려는 여린 마음 자체를 버려야 한다. 다른 사람은 내 문제에 관심이 없다. 알아도 도와줄 수 없다. 내 고통과 고민은 스스로 해결하는 거다. 강한 마음은 모든 걸 혼자 감당하려고 할 때 생긴다. 내 고통은 항상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 불행을 자신이 온전히 책임지는 사람은 흔치 않다. 대부분 남 탓이나 환경 탓을 한다. 그나마 나은 게 운 탓 정도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든지 모든 결과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는 건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이 단순한 명제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해 평생 열등과 시기로 다른 이를 괴롭히고 스스로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사실 내가 뭘 하든 적은 반드시 생긴다. 가끔 어떤 일을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면, 주변 사람들이 시기와 질투를 하며 부정적인 말들을 한다. 당연하다. 내가 다른 사람의 열등감을 자극할 수 있는 거다. 특히 그게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기 힘든 영역이면 그걸 먼저 이룬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그냥 싫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내가 뭘 하든 누군가는 나를 죽도록 싫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유명해지는 만큼 유명세가 따르는 건 당연하다.
'다모클레스의 칼' 이야기를 소환한다. 세상에는 영원한 부귀와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특정 이로움 이면에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위기가 닥치기 마련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머리 위에서 정면으로 자신의 머리 위에 내리 꽂힐 칼은 알지 못한 채 현재의 번영에만 취하게 된다면, 반드시 그 화가 미치게 된다. 돌이키려 헤도 그때는 이미 늦는다.

다모클레스(Damokles)는 시칠리아의 사라쿠사라는 도시를 다스리던 참주 디오니시우스 1세의 최측근이었다. 다모클레스는 늘 옥좌 위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왕을 질투하며 '나는 언제 저런 생활을 누려보나'하고 은밀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모클레스는 평소처럼 디오니시우스의 옆에 붙어서 왕에게 입에 발린 말을 떠벌리며, 자신의 욕심을 은근히 내비쳤다. 평소 다모클레스의 그러한 행각을 눈치채고 있던 디오니시우스는 이를 눈치채고 옥좌에서 일어나 다모클레스에게 한 번 앉아 보라고 권했다. 옥좌에 앉자마자 다모클레스는 어쩔 줄 몰라하며 행복해했다. 왕이 물었다. "그 자리에 앉은 기분이 어떠한가?" 그러자 다모클레스가 말했다 "정말로 행복하옵니다."
그 말을 들은 디오니시우스가 말했다. "머리를 들어 천장을 보라." 곧 천장을 쳐다본 다모클레스는 놀라 옥좌에서 스프링 튕기듯 그 자리를 벗어났다. 머리 위에 말총 한 올에 칼을 매단 것이 보였다 왕이 말했다. "어떤 가? 이것이 권력자의 운명일세. 언제 내 머리 위에 칼이 떨어질지 모르는 것이야. 난 늘 이점을 잊지 않고 있네, 내가 누리는 행운과 권력에는 그에 따른 커다란 책임과 근심이 따른다네."
그렇다고 적을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다. 저장된 항목 중에는 "적을 만들지 않는 3가지 원칙"이라는 것도 있었다. 데일 카네기에 의하면, "꿀을 얻으려면 벌집을 바로 차지 마라" 했다. 누군가 날 싫어한다면 그건 막을 수 없다. 어차피 모두의 마음에 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나 친해지려 애쓰지 마라. 날 싫어하는 이와 내가 맺을 수 있는 유일한 관계는 서로 안 보는 것뿐이다. 그런 관계는 빨리 포기할수록 좋다. 그렇게 아낀 시간을 날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써라. 그러니 모두에게 잘 보이려 하지 마라. 그리고 한 번 틀어진 관계는 회복이 어렵다. 그러니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실수 한 번에 모든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게 인간 관계이다. 마지막으로 절대 남을 비난하지 마라. 종종 건설적인 비판이라며 함부로 남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위험한 행동이다. 그게 옳은 일이라도 어차피 상대는 수용하지 않는다.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인간 관계로 인한 문제가 거의 생기기 않는다.
오늘 시는 김단 시인의 것을 공유한다. 오늘은 제주 <산방굴사>에 올라가 사계 앞 바다를 보며 한 해를 마무리 할 생각이다.
무념(無念)에서 여운(餘韻)까지/김단
뎅그랑 뎅그랑
이른 새벽 고즈넉한 산사에 앉아 두 귀를 여니
은은한 풍경 소리가
소음에 찌든 귓전을 간지럽힌다.
얼마나 지났을까.
무념(無念)의 문을 여니
백 년 전의 물소리와 천 년 전의 바람 소리가 벌거숭이 나무를 지나 살그머니 열린 모공 사이로 스며든다.
아!
하얗게 시린 계절
눈 앞에 펼쳐진 능선에선 갈 길 바쁜 햇살이 뿌옇게 탈색된 시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그림자보다 더 서러운
인연의 흔적을 쫓아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2022년에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3가지 습관"을 키울 생각이다. 몇 년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이와 혀를 닦고, 물을 마신다. 이어 호흡 훈련을 한다. 그건 아직까지 습관이 되지 못했다. 그 후 바로 책상에 앉아 감사일기를 쓴 것도 이젠 생활이 되었다. 아직 부족한 습관은 운동이다. <Money Man>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습관으로 (1) 운동 (2) 독서 (3) 경험을 들었다. 블레즈 파스칼은 "습관은 인간이 가진 두 번째 천성으로, 그 사람의 첫 번째 천성을 파괴한다"고 했다. 이 세가지를 잘 실천하는 사람이 인생을 나태하게 사는 걸 본 적이 없다.
(1) 운동은 정말 중요하다. 운동은 '생활의 축'을 이루는 핵심 습관이 되어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운동 시간을 확보하고 더 부지런한 생활과 건강한 식습관 유지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운동만 안 하는 게 아니라, 식습관, 수면 시간, 게으른 생활 등 모든 삶의 균형이 무너진다. 운동은 하루 일정 전체를 바꿔 놓는 핵심 습관 중 하나이다.
(2)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읽기 싫은 책을 억지로 참으며 읽다 보면 인내심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 훈련을 오랫동안 하면 마치 면벽 수행을 마친 도인처럼,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수련을 통해 탁월한 인내심과 자제력을 갖춘 사람이 된다.
(3) 경험을 하면, 독서보다도 자신만의 통찰력이 생긴다.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남이 하는 말과 생각이 아닌 나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경험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인생을 망치고 싶다면, 안 좋은 경험을 반복하면 된다. 예를 들어 담배 피우는 거다. 아무 생각 없이 했던 행동이 습관이 돼 사람이 바뀔 수 있다. 끝으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아는 게 자기 관리의 시작이다. 무었을 하든 급한 거 말고 중요한 순서대로 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게 안 좋은 것이라면 절대 한 번도 하지 마라. 무엇이든 처음 할 때는 부담감이 크지만, 한 번 벽이 무너지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에게 아주 관대해진다. 도둑질도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손이 가볍고 세 번째에는 마음도 가볍다. 끝으로 의지가 아니라 습관이 되게 하여야 한다. 습관이 되어 궤도에 오르면 의식하지 않아도 자기도 모르게 한다.
아무도 없는 리조트에서 차분하게 밀린 생각들을 정리하여 공유한다. 그러면서 나지신의 일상을 되돌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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