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7

어제에 이어, 오늘은 '돈=행복의 관계'도 허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말레나 뤼달의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읽으며, 생각을 장리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에 관해서는 물질적인 '체크 리스트'를 만들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인생의 커다란 딜레마를 갖고 있다. 그 딜레마는 지폐(돈)이 아니라 충분한 지혜를 갖춰야 해결된다. 딜레마란 두 개의 판단 사이에 끼어 어느 쪽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 말로 하면, 진퇴양난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물론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지만, 행복에 기여는 한다. 많은 사람들은 돈이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물론 돈이 삶의 조건을 더 쾌적하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럼 돈이 많으면 더 행복해질까? 여러 연구는 돈이 행복 수준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본다.
질문 1: 억만 장자와 결혼하면 행복할까?
가장 큰 매머드 넓적다리를 가져오는 사람의 보호 아래로 들어간 선조들처럼, 결혼을 통해 물질적 안식처로 들어가는 환상을 많은 사람들이 품고 있다. 물론 행복은 잠자리, 음식, 건강, 교육 그리고 모두에게 필수적인 휴식과 여가 등 인간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된 후에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이 근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한, 돈이 많을수록 더 행복해진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 동기가 된 결혼에서, 축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뒤 현실 속 '성(城)에서의 생활'은 '화려한' 김옥인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초라한 원룸 보다는 멋진 성에서 우는 편이 나은가?
부자와 결혼한다는 것은 서로를 상품으로 보는 것이다. 돈을 보고 결혼하는 것은 결혼이 아니라, 단지 거래일 뿐이다. 그런 결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부자와 결혼한 여자들은 이상적인 외모를 유지한 더 젊고 더 예쁜 여자가 자신의 울타리 밖으로 자신들을 몰아내지 못하도록 노심초사(勞心焦思)해야 한다. 그래 그녀들은 늘 불안하다. 빛나는 세계 뒷면에는 제정적 의존, 자기 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끔직한 불안, 모든 상황에서 완벽한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 등이 자리한다.
여자의 문제만은 아니다, 부유한 집안의 아가씨와 결혼한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남자들은 처가 사람들이 늘 자신을 깔보고 무시한다는 기분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기 돈으로 지금의 생활수준을 절대로 유지할 수 없기에 낙심하고, 남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느낌에 불편해 한다. 그리고 돈이 많다 보면, '항상 더 많이'를 향해 달려가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이 일을 해야 한다. 여기서 부부간의 불균형이 일어난다.
건강한 관계에는 감정적인 차원과 지적인 차원 뿐만 아니라 영적인 깊이까지 필요하다.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루는 관계가 필요하다. 두 남녀의 결혼에 그런 깊이가 없으면 불만스럽고 외로울 뿐만 아니라, 정신도 더 성장하지 못한다. 두 부부사이에서도 서로 정신적으로 성장시키지 못하면, 불만스러울 수 있다.
다음 질문은 상속 유산이 많으면 행복할까? 소위 '금수저'이면 행복할까 이다 이 문제는 내일 아침 공유하고 싶다.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이다. '돈=행복'의 관계도 허상이다. 물질적 재산을 손에 넣으려는 집착은 인간 정신을 피폐하게 한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없다. 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생을 쉽게 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특히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돈이 있다는 것과 돈이라는 수단이 목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돈을 쓸 줄 아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잘못하면 돈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소외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나의 "시월의 사유"이다. 흙으로 가는 게 우리들의 삶인데…...
시월의 사유 / 이기철
저 내림이 죽음이 아니라는 걸까
길어 올린 주황이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잎새들은 햇빛으로 몸을 씻는다
바람이 들판에 새 길을 내고
뿌리들이 땅 속에서 다친 발을 만질 때
흙들도 이제는 쉬어야 한다
하늘이 그 큰 원고지의 빈칸마다 파란 시를 쓸 때
단맛으로 방을 채운 열매들이
무거워진 몸을 끌고 땅으로 돌아온다
내년을 흔들며 떨어지는 잎새들
몇 천 번 화염에 데인 단풍의 불에도
산은 제 뼈를 꼿꼿이 세우고
사원은 고요함으로 그늘을 밝힌다
불타는 것을 절정이라고 말하고 싶은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통의 빛깔인 저 환함
이제 영원의 모습은 추상이 아니다
나무들은 젖은 몸을 말리느라 등성이로 올라가고
짐승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낮은 곳으로 내려온다
익는 것이 전부인 시월
시월은 시월의 생각만으로 골똘하다
나뭇잎은 생을 펄펄 날리고
사람들은 가슴마다 생을 주워담는다
저 잎새들을 슬픔이라 말해선 안 된다
아무도 저 낙하를 죽음이라 말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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