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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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7.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8월 5일)
1
지난 주에 함께 <<주역>>을 읽는 도반이 부채를 선물했다. 오늘 사진이 그 거다. 그 부채 안에다 직접 써 준 글이 아주 마음에 든다. 이백의 유명한 시 <행로난(行路難)>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온 거라 했다. 그 구절은 다음과 같다. '장풍파랑회유시(長風破浪會有時), 직괘운범제창해(直掛雲帆濟滄海)' 즉, '큰 바람이 물결을 헤치면, 구름 돛을 달고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리라'는 뜻이라 했다.
'장풍파랑(長風破浪)'은 '멀리 불어 가는 대풍을 타고 끝없는 바다 저쪽으로 배를 달린다'는 뜻으로, '대업(大業)을 이룬다'는 말이다. 구름 돛 달고서 푸른 바다 헤쳐갈 그날을 기다리며, 거센 바람 물결을 일으키라는 거다. 지난해 12.3 비상 계엄 이후 되는 일이 없던 차에, 날은 덥고 많은 관계가 차단된 어려운 상황인데, 이 부채를 들고 큰 바람(장풍)을 만들라는 위로로 받아들였다.
큰 뜻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 지배 당하지 않고 그 환경을 이겨내었던 공통점이 있다. 역사에 남을 명작을 만든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명작은 평탄한 삶에서 나오기 어렵다. 시련이 크고 실패의 아픔을 겪을수록 더 크게 성장한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중국이 낳은 위대한 시인, 이백(李白)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살아서는 천재, 죽어서는 시선이 됐던 이백은 수많은 풍우한설(風雨寒雪)을 겪었던 지식인으로, 당대의 법칙에 지배 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법칙을 만들어 나갔던 인물이다.
"장풍파랑회유시(長風破浪會有時), 직괘운범제창해(直掛雲帆濟滄海)' 즉, '큰 바람이 물결을 헤치면, 구름 돛을 달고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리"는 이백의 험난한 삶을 한마디로 잘 표현해 주는 시구이다. 이백은 <행로난: 가는 길 어려워라>라는 시에서 황하를 건너려고 하자 얼음이 강을 가로막고 있었고, 산을 오르려고 하자 눈이 길을 막고 있는 것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한탄하였다. 하지만 <행로난>이 단순히 신세 한탄에 그쳤다면 지금까지 많은 중국인에게 사랑받는 명시로 남지 못했을 것이다. 강태공이 여든이 넘은 나이에 낚시로 소일하다가 주 문왕에 발탁된 것이나, 명재상 이윤이 배를 타고 해에게 가는 꿈을 꾼 다음 탕왕에게 발탁된 것처럼 자신 역시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으로 확신했다. 그때 큰 바람을 타고 드넓은 바다를 건너겠다는 담대한 의지를 담았다.
<행로난>을 통해 볼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 먼저, 때를 기다릴 수 있는 혜안: "'큰 바람이 물결을 헤치면" 이 바로 그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큰 바다로 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고 해도 무턱대고 나가서는 결코 뜻을 이루기 어렵다.
▪ 또 한 가지는 "구름 돛을 달고" 처럼,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가까운 바다로 가려면 특별한 어려움이 없겠지만, 먼바다로 나가기 위해서는 그 거리만큼 오랜 준비를 해야 한다. 큰 돛을 달아 바람을 잘 맞도록 해야 하고, 의도치 않은 기상 악화에도 대비해야 하며, 오랜 시간 바다에 머물 충분한 식량과 식수도 확보해야 한다.
천양희 시인의 시로 더 용기를 얻는다.
마음의 경계/천양희
햇살이 수면에 어룽거린다
물방울 모였다 물거품 되고
물떼새들 갈대 숲에서 낄룩거린다
가슴 검은 물떼새!
그 이름만으로 눈시울 붉어져 물 속에 물구나무 선
나무들 물결 속에 제 속을 허문다
허물어야 할 것은 내 속의 강둑들 모래톱들 경계 없는 강
나는 좋다 흐르다 멈춘 강이 있다고는 하였으나
깊은 물소리 듣지 않는다면 누가
강물을 밀어 해안까지 가겠는가
강은 수심 깊어 물소리 숨기고
물고기들 잘 때에도 뜬눈으로 잔다
수심에 잠겨 눈감고도 잠 못 드는 사람들
생(生)은 왜 눈물로 단련되나
그래서 우리가 물길 하나 가졌던가
물길은 물의 길일까 생각하듯 물살 내려갈 때
나도 몇 굽이 내려갔다
물소리 한꺼번에 져 내렸다
마음이 오래 강변에 서 있다
세찬 물결이 어깨를 툭 친다 나아가라고
내려가나 나아가는 물줄기들
시퍼런 것들의 저 서늘한 기운
오늘은 내가 붙잡고 가겠다
강 끝까지 해안까지 더 더 끝까지
2
"염병(染病)하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 때 수사팀장인 윤이 구치소 수감 중 특검 출석을 거부하던 최순실씨를 강제로 구인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최씨가 끌려오면서 ‘여기는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특검 건물) 청소노동자가 ‘염병하네’라고 했었다. 그도 염병하고 있다.
‘염병(染病)’은 전염병과 같은 말이기도 하고, 전염병 가운데서도 장티푸스를 속되게 이르는 표현이기도 하다. 전염병엔 콜레라·천연두 등도 있지만 장티푸스가 가장 무서운 병이기 때문에 염병이 특히 장티푸스를 가리키게 됐다고 한다. 조선 숙종실록 59권 숙종 43년(1717년) 4월 24일 기록에는 충청도 홍산(鴻山) 등 스물여섯 고을에서 염병을 앓는 자가 3400여 명이고 죽은 자가 1422명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예방과 치료제가 없었으므로 걸리면 사망에 이르기 십상인 무서운 질병이었다.
장티푸스, 즉 염병이 전염성이 강하고 치료가 어려웠던 병인 만큼 “염병하네”란 욕설 또한 독한 표현을 할 때 쓰이게 됐다. “염병을 떤다”는 말이 쓰이기도 하는데 엉뚱하거나 나쁜 짓을 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염병하네”와 비슷한 욕으로 “지랄하네”도 있다. ‘지랄’은 간질병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지랄 염병하고 있네”라고 한다면 더욱 심한 욕이 된다.
3
연일 '찜통 더위'라 외출하지 않고 <<주역>>을 계속 공부한다. 어제에 이어 오늘은 <산풍 고> 괘 효사와 효상사를 읽는다.
이어지는 글은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또는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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