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에 대부분의 풀들은 열매를 맺고, 푸르던 잎은 단풍으로 물들다 떨어져 한 해의 삶을 정리한다.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는 이때, 단일식물들은 꽃을 피운다. 단일식물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국화다.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다. 유교문화권에서는 서리를 맞으면서도 피어 있는 국화의 모습에서 예부터 매란국죽(梅蘭菊竹), 즉 네 군자 중 하나로 여겨왔다.
국화꽃의 가운데는 통모양의 작은 통꽃이, 가장자리에는 혀 모양의 긴 혀 꽃이 각각 수백 개씩 꽃대 끝에 모여 머리처럼 보이는 꽃차례를 하고 있다.
난 들국화를 좋아한다. 들국화가 피어야 가을이고, 들국화가 지면 겨울이다. 그런데 '들국화'라는 이름의 꽃은 식물도감에 없다. 들과 산에 저절로 피어있는 국화 무리를 통틀어 우리는 흔히 들국화라 부른다. 대표적인 것으로 구절초, 쑥부쟁이, 산국, 감국, 벌개미취, 참취 등이 있다.
마음이 가면 더 자주 눈에 띄게 된다.
구절초九節草라는 이름은 아홉 번 꺾이는 풀, 또는 약효가 좋은 음력 9월 9일 즈음에 꺾는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또한 예로부터 부인병에 좋다고 선모초仙母草라고도 한다. 9~10월에 줄기 끝에 꽃이 한 송이씩 핀다. 꽃잎은 처음 꽃대가 올라올 때는 붉은 기운이 도는데 차차 맑은 흰색으로 변한다. 꽃잎 끝의 가운데 부분이 좀 들어간 모양이다
들에서 더 흔하게 눈에 띠는 것은 쑥부쟁이다(7월~10월). 옛날에 동생들의 끼니를 때우기 위해 쑥을 캐러간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 죽은 자리에서 났다고 하여 '쑥부쟁이'라는 슬픈 전설이 있는 꽃이기도 하다. 봄에 어린 순을 뜯어 나물로 먹는다. 쑥부쟁이 꽃은 연한 보라색이고, 여러 갈래로 갈라진 줄기 끝마다 꽃이 피어서 무리지어 보이는 점이 구절초와 다르다. 초보자가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꽃송이만 보면 잘 구별이 안 된다. 이때 잎 모양을 보자. 다른 점이 보일 것이다.
여름(6월~10월)부터 꽃 피는 벌개미취. 관상용으로 길가에 심어진 걸 자주 보곤 한다. 벌개미취의 학명은 'Aster koraiensis'인데, 'koraiensis'는 '한국'이라는 뜻이다. 벌개미취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것이다. 영어 이름도 'Korean Daisy'이다.
먼저 산국, 산에 피는 국화란 뜻이다. 꽃이 작고 다닥다닥 피어있는 느낌이다. 꽃 크기가 10원짜리 동전만하다. 잎을 씹어보면 쓴맛이다. 감국甘菊 잎을 씹어보면 단맛(甘)이 살짝 돈다. 국화차는 이 감국으로 담근다. 꽃 크기는 500원짜리 동전만 하여 산국보다 약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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