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과학 기술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과학, 기술의 도움을 받아 안락하게 살지만 정작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자본주의의 첨단에서 살아가는 이들일수록 직접적 감각체험으로 부터 멀어진 채 살아간다. 몸을 사용하고, 몸의 감각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
오늘 아침 이렇게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이재형의 책, 『발가벗은 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회사가 아닌 외부에서도 통하는 진짜 역량, 즉 "발가벗은 힘"을 키웠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 <참나무>에서 얻어 왔다고 한다. 이 "힘"은 회사에서 얻은 명함에 기대지 않고 외부에서도 통용되는 진짜 역량을 말한다. 나의 경우는, 백면서생(白面書生)처럼, 평생을 책만 보고 학교를 다녀, 몸으로 하는 일을 잘 못하던 차에, 게다가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몸의 사용을 잃어가고, 특히 감각의 지평이 좁아지던 차에, 이 책의 제목이 바로 눈에 들어 왔다. "발가벗은 힘"이란 외부의 힘, 명함, 학력 그리고 가족 등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역량으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야생(野生)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하는 힘을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자유로운 삶을 살려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질문하는 힘을 기르고, 동시에 질문의 구체적 내용을 서술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유로운 삶은 질문하는 힘과 방법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그래 바로 나는 한근태의 『고수의 질문법』(미래의 창)이라는 책을 사서, 지금 읽고 있다.
이재형 작가가 "발가벗은 힘"을 얻기 위해 했던 6 가지 질문과 그 답을우선 열거해 본다. 솔직히 말해,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자기 계발을 떠나, 보다 더 나은 내 삶을 위해, 보다 더 성숙한 삶을 위해, 아니 더 지혜로운 이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해서 이 책을 다 읽은 것이다.
(1) 내 삶을 움직이는 엔진은 무엇인가? 그러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엔진을 찾는다.
(2) 현재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평생 할 수 있는 무엇일까? 이건 직장인만의 질문은 아니다. 모두에게 해당된다. 그는 나만의 스노우볼(snowball, 굴릴 눈덩이)을 만들라고 한다.
(3) 나는 "발가벗은 힘"이 있는가?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 플랜 B를 만들어 바닥 구간을 다지며, 축적하며 쌓아 올리라고 한다.
(4) 내 삶은 '단순(simple)'한가? 그리고 나는 시간을 지배하고 있는가? 이 답으로 그는 혼자 있는 힘을 기르며, 고독을 연습하라고 한다.
(5) 나는 덕업일치(德業一致, 덕질과 직업의 일치) 하에 살고 있는가? 그 답으로 한 가지 역량이라도 제대로 갖추고, '나'라는 브랜드를 관리하라고 한다.
(6) 나는 지금 나 답게 살고 있는가? 내가 조각해야 할 가장 간결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이 답으로 그는 가장 깊게, 가장 자주를 나를 만나고, '지금-여기'를 살라고 한다.
이 6가지는 평소에 나도 생각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하니, 내 삶의 더 큰 그림이 그려진다. 자 이젠 책의 본문으로 들어가서, 내가 몰랐거나, 나에게 흥미를 끌었던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코로나로 사람들을 대면하기 꺼려해 도시가 죽었다. 복합와인문화공간에도 늘 오던 사람들이 안 온다. 그래 모처럼, 와인 대신, 토탄(土炭) 아일랜드 싱글 몰트 위스키를 온 더락(on the rock)으로 세 잔이나 마셨다. 그리고 약간 취해 혼자 중얼거렸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삶에서 가장 큰 믿음은 "줄기와 가지로/나목 되어 선/ 저 발가벗은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참나무/알프레드 테니슨
젊거나 늙거나
저기 저 참나무같이
네 삶을 살아라.
봄에는 싱싱한
황금빛으로 빛나며
여름에는 무성하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가을이 오면 다시
더욱 더 맑은
황금빛이 되고
마침내 잎사귀
모두 떨어지면
보라, 줄기와 가지로
나목 되어 선
저 발가벗은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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