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땀'보다 '돈'을 먼저 가지려 하고, '설렘'보다 '희열'을 먼저 맛보려 하며, '베이스캠프' 보다 '정상'을 먼저 정복하고 싶어한다. 노력보다 결과를 먼저 기대하기 때문에 무모해지고, 탐욕스러워지고, 조바심 내고, 빨리 좌절하기도 한다.
자연은 '봄' 다음 바로 '겨울'을 맞게 하지 않았고, 뿌리에서 바로 꽃을 피우지 않게 하였기에, 오늘 땅 위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했고, 가을엔 어김없이 열매를 거두게 했다. 만물은 물 흐르듯 태어나고, 자라나서 또 사라진다. 이 세상에는 변치 않는게 없고, 아름다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없고, 지금 가진 것을 영원히 누릴 수도 없다.
자연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고, 기다림은 헛됨이 아닌 과정 이었다고." 그 기다림이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그 그리움이 설렘이 된다. 그리움은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 속에 긁는 것이기도 하다. 그 그리움이 현실이 될 때가 '설렘'이 된다.
설렘이 많아야 그만큼 더 행복하다. 행복은 작은 것에 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한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행복하다. 행복은 평범한 일상 속에 순간이라는 이름으로 숨어 있다. 나는 매일 그걸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나는 식사를 하기 전에 기도를 올린다. 왜냐하면 내가 정의한 성공은 '자연이 창조한 모든 존재의 신성한 빛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존재에게서 신성(神性)을 보려고 한다. 나는 와인 파는 인문 운동가로 내 밥 벌이를 하기 때문에 와인을 접할 기회가 아주 많다. 오늘부터는 와인을 마시기 전에 기도를 할 예정이다. 빛으로 익은 포도가 만들어 낸 와인에게서 빛을 받을 때마다 이 빛이 우리를 평화로 이끈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인 비노 베리타스(In vino veritas, 와인 속에 진리가 있다).” 나에게 와인을 마시는 이유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보다 괴로움을 견디는 게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와인을 많이 마시면 몸이 괴롭다. 그러나 괴로움보다 외로움이 더 힘들어 와인을 마신다. 외로움을 주고 괴로움을 받는 정직한 거래가 와인 마시기이다. 그리고 와인을 마시다 보니, 와인 맛의 10%는 와인을 빚은 사람이고,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이다. 우리는 알코올에 취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 취한다. 내 입에서 나오는 아무 말에 과장된 반응을 보여주는 내 앞에 앉은 사람에게 우리는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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