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학이란 말 그대로 하면 사람이 세계에 그리는 무늬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사는 삶은 내가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이다.
그래서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결론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이유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가끔씩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 그러면 반갑다. 그래서 에피쿠로스는 우정이란 '음모'라고 말했다. 이 음모의 시작은 서로 공감하는 것이다.
소통의 반대말이 소외이다. 여기서 소는 '트임', 아니 쉽게 '틈', '벌어짐'이다. 소외는 그런 '트임'을 막는 것이고, 소통은 '트임'을 뚫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 인문학 공부는 우리들의 일상에 '틈새'를 내는 거고, 그 '틈새'에 '소금'을 치는 거다. 삶은 우연의 점들이 선으로 연결되어 인연이 되고 그 인연들이 모여 면이 되고 장이 된다. 들뢰즈는 이것을 "배치( agencement)"라고 말한다. 인연이란 말에서 '인'이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직접적이고 내재적인 원인, '연'은 인을 도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간접적이고 외적인 원인이다. 인을 만나 노력으로 연을 가꾸는 것이 인연이다. 인과 법칙은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게 인문학 공부일 수 있다.
인문학 공부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인문학 공부란 세계 인식과 자기 성찰이다. 한 예로, 세계를 소유적 상태로 갖지 말고, 세계에 대한 존재적 태도로 임하는 것이 법정 스님이 말씀하신 무소유의 개념이다.
인문학 공부는 우리를 가두고 있는 완고한 인식의 틀을 망치로 깨뜨리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이를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발까지 이어지는 여행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가장 먼 여행 길이 머리에서 발까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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