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축제에서 와인을 만나는 것은 익숙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낯설지만 신나는 삶으로의 여행을 감행하는 일이다. 이 여행은 편안하고 안전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익숙한 일상으로부터 낯설고 불편한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다. 보통 여행은 불편하고 힘들다. 그러나 거기서 어떤 즐거운 '엑스터시(ecstasy)'를 만난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와인의 세계에 들어가면, 나는 바로 '엑스터시'를 경험하곤 한다. 엑스터시란 현재 안주하고 있는 상태로부터 자신을 강제로 이탈시키는 행위이다.
등뒤의 사랑/오인태
앞만 보며 걸어왔다
걷다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고개를 돌리자
저만치 걸어가는 사람의 하얀 등이
보였다 아, 그는 내 등 뒤에서
얼마나 많은 날을 흐느껴
울었던 것 일까 그 수척한 등줄기에
상수리나무였는지 혹은 자작나무였는지,
잎들의 그림자가 눈물 자국처럼 얼룩졌다
내가 이렇게 터무니 없는 사랑을 좇아
끝도 보이지 않는 숲길을 앞만 보며
걸어올 때, 이따금 머리 위를 서늘하게
덮으며 내가 좇던 사랑의 환영으로
어른거렸던 그 어두운 그림자는
그의 슬픔의 그늘이었을까 때때로
발목을 적시며 걸음을 무겁게 하던
그것은 그의 눈물이었을까
그럴 때마다 모든 숲이
파르르 떨며 흐느끼던 그것은
무너지는 오열이었을까
미안하다 내 등뒤의 사랑
끝내 내가 좇던 사랑은
보이지 않고 이렇게 문득
오던 길을 되돌아보게 되지만
나는 달려가 차마 그대의
등을 돌려 세울 수가 없었다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오인태 #와인비스트로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자유롭고 싶으면, 원하는 것을 없애면 된다. (4) | 2025.08.19 |
|---|---|
|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2) | 2025.08.19 |
|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 (5) | 2025.08.19 |
| "너무 쫓기면, 밥도 안 넘어가. 쌀도 물 좀 불려야 맛이 나는 거야." (7) | 2025.08.18 |
| 지수사(地水 師) 괘 (9) | 2025.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