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 '고대 그리스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내가 추구하는 인문정신은 고대 그리스 정신에서 나왔다. 여기서 인문 정신이란 자기성찰에서 시작하여,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갈망과 에로스의 사랑을 통해 이웃에 대한 관심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런 정신을 실천한 인물이 알렉산드로스이다. 그는 "함께 살기 위해 세상 끝까지 라도 가서 문명을 전하겠다고"고 결심한다. 그는 한 세계, 오이쿠메네(Oikumene)*를 꿈꾸었다. 알렉산드로스의 꿈, 그것은 인류의 문명을 위한 갈망이었다. 갈망(渴望)을 다른 말로 하면, 간절함이다. 갈망의 사전적 정의는 '간절히 바람'이다. 영어 desire이다.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찻듯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신의 부름을 받은 자로 자신은 신의 뜻을 실천하는 존재라고 믿고, 더 많은 권력을 잡기 위해 넓은 세상으로 간 것이 아니라, 쇠사슬에 묶여 있는 페르시아와 인도의 이웃들에게 진리의 세계, 참된 이데아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남의 땅을 정복한 뒤에도 그 지역의 종교나 문화를 파괴 하지 않았다. 알렉산드로스는 별명이 '두 개의 뿔이 달린 영웅"이었다. 동양과 서양을 동시에 통일한 인물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헬레니즘'이란 말이 나온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알렉산드로스를 잔인한 폭력자로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고대 그리스가 쇠퇴한 이유를 우리는 잘 알아야 한다. 플라톤이 이상적인 국가로 여겼던 스파르타는 배타적인 국가였기 때문이다. 약자를 배타시하고, 타자를 괴물로 취급하는 사회는 점점 더 폐쇄적인 사회로 굳어진다. 자신이 보고 경험한 이데아가 결정적이라 거나 최종적이다 또는 유일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배타적인 독선이 되고 만다.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의 주장에 따르면, 플라톤의 사상이 위대하기는 하지만, 그가 지니고 있던 폐쇄적인 사회에 대한 이상적 관점은 우리 사회를 쇠퇴의 국면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래서 로마의 초기 지도자들은 그리스의 위대한 정신은 계승하되 실수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다시 말하면, 고대 그리스 인문 정신은 따라가되 배타성을 경계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로마는 끊임 없이 도로를 건설했다. 이건 로마인들이 세계와의 소통, 개방성을 추구했다는 뜻이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은 북방 이민족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았다. 그 벽은 외부의 침입을 막아 주지면, 동시에 그 벽 때문에 열린 사회가 되지 못한다.
인문 정신이란 개방적인 사회, 열린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늘 약자와 타자를 존중하는 정신이다. 그리스인들은 지식의 향연이란 '심포지엄(symposium)'을 즐겼다. 이 말은 '함께'라는 sym과 '잔'이라는 posium의 합성어이다. 그러니까 그 뜻은 '함께 마시자'는 뜻이다. 그런데 로마 인들은 그 심포지엄을 콘비비오(convivio)로 번역하였다. '함께'라는 con과 '살자'라는 vivio의 합성어로, '함께 살자'라는 뜻이다. 그리스 사회에서는 지혜의 향연이 함께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이었다면, 로마에서는 함께 살자라는 정신으로 바뀐 것이다.
호메로스를 통해 인생을 긍정하고 삶을 찬미하는 자세, 소크라테스를 통해 숙고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는 것을, 플라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그리고 알렉산드로스를 통해 세상으로 나가 큰 뜻을 품고 이 세상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 네 개의 정신을 한 단어로 '아레테(arete)'**라고 한다. 이건 한마디로 말하면, '탁월함'이다. 각자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고,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그리스인들은 '자유'라고 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이를 삶에 실천하는 사람은 늘 탁월함을 추구해야 한다. 인문학은 인문학적 가치를 모든 사람과 나누며 사는 것이다. 그리고 이게 인문정신이다. 이제 몇일 동안 '필링 인문학'을 말하려 한다. '필링 인문학'은 지친 나에 대한 위로, 더 많은 자본을 위한 아이디어 뱅크, 더 고급스런 교양의 습득을 넘어 나를 지치게 만든 숨은 압제를 문제 삼자는 것이다. 상식으로 치장한 숨은 권력의 가죽을 벗겨내고, 이것을 지배해 온 견고한 제도와 구조에 개입하지는 말이다. '필링 인문학'은 단순히 나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조건을 변화시키자는 말이다. 그래 나는 나를 '인문운동가'로 규정한다. 인문운동가는 개인의 이해와 힐링을 넘어 공동체의 갈등과 구조를 필링해야 한다.
힘내라, 네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초급반 1/한명희
세계 각국 사람들이 다 모이는
한국어 시간
앉아 있는 것만 봐도
세계 지도를 알겠다
미국 사람들 주변으로는 캐나다가 모이고
네팔은 인도와 짝이다
소란스럽고 질문이 많은 건
미국이나 호주고
베트남이나 라오스는 아무래도 말수가 적다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그는
네팔 여자의 남편이다
집사람, 잘 부탁합니다
한국어도, 유창한 네팔 사람이다
일주일에 두 번
한국어 공부 끝나고 세 시간
그들의 유일한 데이트 시간이다
남편은 한국에서 아내는 네팔에서
그렇게 삼 년
남편은 불광동에서 아내는 영등포에서
또 그렇게 삼 년
일주일에 두 번
한국어 공부 끝나고 세 시간
네팔말이 한국말보다 아름다운 시간이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_시하나 #한명희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
*오이쿠메네는 '집'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세계를 하나의 집으로 삼는다"는 에큐메니칼 운동이다. WCC LOGO이기도 하다.
**아레테: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사물이 가지고 있는 탁월성, 유능성, 기량, 뛰어남 등을 의미하는 말이다다. 예컨대, 발이 빠른 것은 발의 아레테이고, 토지가 비옥한 것은 토지의 아레테이다. 플라톤은 도덕적인 의미에서의 덕성에 미 말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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