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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세상을 다 맘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스마트폰도 날씨는 어떻게 못한다.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본격 휴가가 시작된 것 같다. 그러나 내 일상은 여전하다. 덥다 못해 뜨거운 날씨도 여전하다. 세상을 다 맘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스마트폰도 날씨는 어떻게 못한다. 자연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내가 살고 있는 문명의 인간 세계는 좀 더 낫게 변화시켜보고자, 어젠 삼겹살 불 판 같이 뜨거운 낮의 햇살을 뚫고 난 하루 종일 종종거렸다. 그리고 저녁엔 진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그의 직장 동료들에게서 이 시대의 죽음들을 만났다. 그래 오늘의 시처럼 술을 '잔뜩' 마셨다.

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오규원

죽음은 버스를 타러 가다가
걷기가 귀찮아서 택시를 탔다

나는 할 일이 많아
죽음은 쉽게
택시를 탄 이유를 찾았다

죽음은 일을 하다가 일보다
우선 한잔하기로 했다

생각해 보기 전에 한잔하고
한잔하다가 취하면
내일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무슨 충신이라고
죽음은 쉽게
내일 생각해보기로 한 이유를 찾았다

술을 한잔하다가 죽음은
내일 생각해보기로 한 것도
귀찮아서
내일 생각해보기로 한 생각도
그만두기로 했다

술이 약간 된 죽음은
집에 와서 TV를 켜놓고
내일은 주말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건강이 제일이지-
죽음은 자기 말에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는
그래, 신문에도 그렇게 났었지
하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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