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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오이디푸스는 운명과 화해하고 스스로의 구원자가 되었다.

8년 전 오늘 글이에요.

'참나'를 찾는 여행

오이디푸스는 미약한 존재로서의 한 인간, 영문도 모르고 우주가 그에게 전하는 부름을 받고, 가장 불운한 삶의 길을 견뎌갔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간다. 그는 이 불행에 협력하여, 스스로 두 눈을 찌르고, 추방당함으로써 그 불행을 정점까지 끌어 올렸다. 불행의 절대적 의미를 완성했던 것이다. 더 이상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게 되자, 그를 그렇게 몰아세웠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춰섰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그 장벽 넘어로 들어선다. 그가 자신의 내면에서 신을 느끼게 되자 비로소 그는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의 시체는 아테네와 그리스 전체를 수호하는 성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모르 파티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이제 한 인간이 긴 고난을 지나온 후 자신의 지독한 운명을 용서하고 화해하게 되었다. (구본형)

"슬픔이 너무 지독하여 오히려 성스러운 것이 되고 말았구나!"

오이디푸스는 운명과 화해하고 스스로의 구원자가 되었다. 오이디푸스는 아무 잘못도 없이, 그저 존재 자체가 잘못이었던 운명 때문에 겪게 되는 삶의 고통을 통하여 끝내 신에게서 구원을 받았고 스스로 구원자가 되었다.

말년의 오이디푸스(레베카 필립스), 구글에서 사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