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글이에요.

1300. 인문운동가의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도 매 일요일마다 만나는 짧지만 긴 여운의 글들을 공유한다. 인문운동가의 시선에 잡힌 인문정신을 고양시키는 글들이다. 그리고 이런 글들은 책을 한 권 읽은 것과 같다. 이런 글들은 나태하게 반복되는 깊은 잠에서 우리들을 깨어나도록 자극을 준다. 그리고 내 영혼에 물을 주며, 근육을 키워준다. 한 주간 모은 것들 중 매주 일요일 아침에 몇 가지 공유한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어제는 오래 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가 찾아 왔는데, 어제 만났던 사람 같았다. 실컷 웃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옛날 통닭과 맥주를 들고 옆 집처럼 찾아 온 멋진 또 한 분이 함께 해 더 즐거웠다. 코로나-19로 강력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하자고 하는데, 문을 열고 우리는 즐거운 초여름 밤을 보냈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행복한 일"이었다. 서로를 위해 서로의 마음을 내어 준 밤이었다. "어머니는 늘/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아침 사진은 초 봄에 다 잘린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 시작하는 플라타너스 나무에게 경의를 표하며, 차를 세우고 한 컷 찍은 것이다. 지난 3월 18일에 다 잘린 플라타너스 사진을 공유했었다. 나무는 말한다. '지금까지'의 삶은 지금부터 살아갈 날들의 재료에 불과하다. 더 좋은 날들은 바로 '지금부터'이다. 그래 나는 포기하지 않고, 오늘 하루도 좋은 날로 채우려 한다. 오늘은 천안으로 가 <대전-천안 친선 탁구 모임>을 한다. 그래 어제 나는 새 탁구채를 구입했다. 실력이 좀 나아질까? 선비는 붓을 탓하지 않는데, 그냥 즐길 일이다.
행복한 일/노원호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1. "소유는 가라! 경험만이 자산이다." (월간중앙 송숙희 객원기자)
'노블레스 노마드'란 신조어의 슬로건이다. 코로나-19의 충격과 가속화되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도심의 큰 빌딩 사옥이 성공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도심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도심 상권,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게 될 것이다. 아마 이것이 강력한 대도시 분산, 지역(로컬), 골목 살리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부의 척도는 '소유'에서 '경험'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이다. 그래 나는 젊은 시절 학교 교사를 사직하고 프랑스 유학을 했다. 그래 물질적으로는 소유를 많이 하지 못했지만, 내 머리 속에 든 건 많다. 특히 거기서 알게 된 와인으로 정년 퇴임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노마드는 초원에서 이동하며 사는 유목민을 뜻한다. 들뢰즈가 썼던 용어이다. 노마드의 생활 철학을 '노마디즘'이라 한다. 노마디즘은 기존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불모지를 옮겨 다니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일체의 방식을 의미하며, 철학적 개념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문화 심리 현상을 설명하는 말로 쓰인다.
이 노마드라는 말에 4차 산업혁명의 기속화로 디지털 문화가 발전하면서 이제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도 나왔다. 자크 아탈리는 자신의 책 『호모 노마드-유목하는 인간』을 통해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로 무장하고 지구를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 시대"라고 말하였다. 지난해 9월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자유와 개방, 홀가분하고 쾌적한 삶을 추구하는 노마드족이 늘고 있으며, 이들의 유목 성향이 21세기의 주도적 소비 흐름이 되고 있다"고 당시의 소비 시장을 분석했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이 흐름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나타나는 현상들은 다음과 같은 지표로 알 수 있다.
- 신용카드 시장의 확대
- 페스트 푸드와 테이크 아웃 음식점 이용 증가
- 자동차 운행 중 위치와 도로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베공하는 텔레메틱스 서비스 확대
아날로그 시대가 토지, 노동, 자본이라는 유형의 자산 시대였다면, 디지털 시대는 지식, 기술, 정보라는 무형의 자산 시대가 될 것이다.
2. "창조는 연결이다." (윤일원)
특히 낯선 것들의 연결이다. 이는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재미로 이어지며, 결국 낯선 것들의 연결로 되돌아 오는 과정이다. 다빈치의 말처럼, 단순함이 궁극의 세련됨이며, No 1 아니라 Only 1을 추구할 때, 창조적 파괴가 일어난다. 창조의 3 요소는 "호가심-재미-연결"이다. I'm connected therefore I am. 창조적 파괴는 비용도 많지만, 창조되는 혜택은 더 크다.
3. "도시적 삶은 벌기 위해 사는 삶이고, 땅에 뿌리박은 삶은 살기 위해 버는 삶이다."(이문재)
그는 소유와 소비가 삶의 질을 좌우하는 도시적 삶을 거부하고 땅으로 돌아간 사람을 나는 ‘미래를 먼저 사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가난하지만 의미를 추구하는 삶을 산다. 석유가 발견되면서 벼락부자가 된 중동 지역에 알려져 있다는 우화다. ‘할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아버지는 자동차를 타고 아들은 비행기를 탄다. 아들의 아들은 다시 낙타를 타게 될 것이다.’ 의미심장한 경고다. 사막의 낙타가 지금 우리에겐 농업일 수 있다. 우리의 할아버지는 농업을 하고 아버지는 상업을 하고 아들은 서비스업을 한다. 우리 아들의 아들은 아마 다시 농업을 하게 될지 모른다. 미래를 먼저 사는 사람들을 새삼 눈여겨볼 때다. 번잡한 일정, 각박한 관계, 살벌한 경쟁을 떠나 자연과 더불어 의미 있는 삶의 주인이 되고 싶다.삶의 목적을 소유에서 존재로 바꾸는 것이다.
4.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리셋(reset)을 눌러 그 동안에 해오던 것을 완전히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듯이, 우리는 지금 현대 우리의 사회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권선필)
지금이 새 판을 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그 중에 인상적인 것이 세계경제포럼의 찰스 슈워브 회장이 제안하는 자본주의 '새 판 짜기'는 다음 세 가지 우선 순위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것(market toward fairer outcomes): 가진 자의 이익이 아니라, 경제와 관련된 모든 이해 관계자 모두에게 유익한 "이해 관계자 경제"가 이루어지도록 정부가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미뤄오던 부유세 부과,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같은 것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 평등 및 지속가능성과 같은 공동 목표의 달성에 투자해야 한다.
- 우선 순위는 4차산업혁명의 혁신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회에서’ 거리 두기는 어렵지 않다. 물리적 거리 두기의 의미라면 타인과 2m 이상 떨어지면 그만이다. 그런데 ‘사회와’ 거리 두기는 만만치 않다. 우리 삶을 옥죄는 ‘사회들’이 얼마나 많은가. 소비사회, 위험사회, 익명사회, 성과사회, 피로사회, 자기계발사회, 감정사회 등의 구조와 작동방식을 입체적으로 성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 겹겹의 사회들에 대해 질문하고 함께 그 답을 찾아내는 것이 진정한 사회적 거리 두기일 텐데, 이번 기회에 저 사회들을 넘어서자는 대안 담론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의 익숙한 삶이 계속 되리라는 것은 분명히 착각이다.
5.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을 때 싸우는 것이다." (머니맨)
아무 때나 싸우는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적을 만들지 않는 건 처세의 기본이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욘 없지만, 원수라고 할 만한 상대는 안 만들 수만 있다면, 굳이 안 만드는 게 좋다. 자신이 뭘 가지고 있든 그걸 과도하게 드러내면서, 없는 이를 힐난하거나 흉보면 반드시 적이 생긴다. 당장 공격할 힘이 없더라도 항상 상대는 공격할 기회를 노리며 이를 갈고 공격할 준비를 한다. 이런 류의 적은 애초에 안 만드는 게 최선이다. 만약 꼭 혼내 주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압도적으로 제압해야 한다. 공격 즉시 상대가 항복할 만큼 힘 차이가 나는 게 아니라면 정면 승부는 피하는 게 낫다. 전쟁은 대등하게 싸우는 게 아니라 압도적으로 이겨야 의미 있고 가장 좋은 건 경고만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는 거다. 불필요한 다툼은 지양하지만, 반드시 싸워야 한다면 완벽하게 압도해야 한다.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을 때 싸우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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