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젠 새벽에 눈을 떴다.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 기다리던 비였다. 사실은 아침 9시에 만나 주말농장의 물통에 물을 채우기로 약속했다. 농장에 온 사람은 나와 함 박사 둘 뿐이었다. 2톤짜리 물통을 옮기는 일이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바닥에 비닐을 깔고 둘이 끌었다. 아! 우린 피라미드를 쌓던 저 이집트인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온 몸이 쑤신다. 그러나 어젠 큰 걸 배웠다. 우린 뭔가를 하고자 하면, 다 할 수 있는 몸이 있다. 마음이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
오늘 공유하는 시는 시를 낭송하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시이다. 이 시를 선택한 것은 어제 아침 주말농장 가는 길에서 만난 비에 젖은 찔레꽃 때문이다. 꽃은 지난 밤 봄비를 고스란히 맞았나 보다. 내가 알고 있는 찔레꽃 노래는 여러 개이다. 옛 가수 백난아가 부른 소위 '뽕짝", 트로트이다. 주현미도 이 노래를 잘 부른다. "찔레꽃 붉게 피는/남쪽 나라 내 고향/언덕 위에 초가 삼간 그립습니다." 학창시절 막걸리 주전자를 놓고 소리 높여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다시 불러 보니 가사가 이상하다. 붉은 찔레꽃을 못 본 것 같다. 그리고 유학시절에 즐겨 들었던 장사익의 <찔레꽃>도 있다. 슬픈 노래이다. "하얀꽃 찔레꽃/순박한 꽃 찔레꽃/별처럼 슬픈 찔레꽃/달처럼 서러운 찔레꽃/찔레꽃 향기는/너무 슬퍼요/그래서 울었지/목놓아 울었지." 언젠가 그의 콘서트 장에서 들었던 멋진 기타 반주가 지금도 아련하게 들린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들었던 동요 <찔레꽃>도 있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이연실이라는 가수도 이 노래를 불렀다. 지금은 유튜브로 금방 이 노래들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오늘은 새벽에 경주에 간다. 새로운 경험의 지평을 넓히고 싶어 간다. 그래 일찍 내 일상을 지배하였다.
새가 날아서 어디로 가게 될지 몰라도 나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나는 매주 수요일마다 만나는 대덕몽과 경주몽의 연대를 위해 시간을 냈다. 이게 동사적 삶을 사는 사람들의 생활 태도가 아닐까?
'동사적' 삶이란 경험자들의 조언에 매달려 살아가려는 나 자신을, 직접 불확실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과 껴안게 하고, 또한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 들어설 때 안내자가 아니라 눈앞의 실체와 만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삶은 답을 알려줄 것이라 믿고 도전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판단력을 갖게 된 사람은 남을 의심하거나 절망하느라 삶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나는 본다. 다만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그 게 '동사적' 삶이다. 우리는 그 길에 이르는 과정을 다른 사람의 섣부른 충고나 설익은 지혜로 우리 자신을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 경험하지 않고 얻은 해답은 펼치지 않은 날개와 같다. 삶의 문제는 삶으로 풀어야 한다. 내 앞에 닥친 역경을 해결하면, 몸은 고단하고 엉망이지만, 정신은 보다 싱그러워지고, 눈빛은 더 형형해 진다. 삶은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경험은 우리 안의 불순물을 태워 버린다. 지난 금요일에는 우리들의 <새통사> 모임을 대신한 정신과 의사 양창순 원장의 특강에서 너무 많은 충고들을 들었다. 물론 내 영혼에 많은 양식을 주었다. 그러나 그걸 실천해야 영혼에 근육이 생긴다.
사실은 어머니 아버지 산소에 다녀오는 주일을 보내고 싶었는데, 다음 주로 미루었다. 그래 오늘 아침 시를 부모님과 먼저 떠난 아내에게 바친다.
봄날 피고 진 꽃에 대한 기억/신동호
나의 어머니에게도 추억이 있다는 걸
참으로 오래 되어서야 느꼈습니다
마당에 앉아 봄나물을 다듬으시면서
구슬픈 콧노래로 들려오는 하얀 찔레꽃
나의 어머니에게도 그리운 어머니가 계시다는 걸
참으로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부르는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손은 나물을 다듬으시지만 마음은 저편
상고머리, 빛 바랜 사진 속의 어린 어머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아
어머니의 둥근 등을 바라보다 울었습니다
추억은 어머니에게도 소중하건만
자식들을 키우며 그 추억을 빼앗긴 건 아닌가 하고
마당의 봄 때문에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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