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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5월 1일)
오늘은 5월 1일, 노동자의 날이라, 대부분의 직장은 쉬는 날이지만, 학교와 공무원들은 출근을 한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날 일반 직장이 쉬는 것은 물론 대중교통까지 운행을 중단한다. 버스와 트램을 책임지는 사람들도 모두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노동하는 자가 위대한 사회를 만든다는 거다. 그들을 위한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랑스는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지인이나 동료에게 선물한다. 이 꽃을 프랑스에서는 뮈게(Muguet)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결혼하는 신부를 위한 부케로 사용하는 전통이 있다. 꽃의 모습이 신부와 같이 아름답고 우아하다. 이 꽃말은 "틀림없이 행복해 집니다"이다. 사실 잘 보면, 우리들의 호의호식은 모두 노동자들 덕분이다. 그들에게 감사하는 날이다. 그들이 행복해야 사회가 건강하다.
5월 1일은 프랑스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은방울꽃을 나누는 축제날이다. 하지만 왜 하필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사람들과 나누는 걸까? 5월 1일 노동절은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파리에서 열린 제 2인터네셔녈(사회주의 운동을 배경으로 설립된 국제기구) 회의에서 5월 1일을 세계 노동자의 날로 정하고 하루 8시간 노동을 정하게 된다. 프랑스 또한 19세기 후반 이래로 5월 1일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리는 날이 되었다. 이렇게 5월 1일이라는 날이 노동자들을 위한 날로 정해지게 되고 은방울꽃을 나눠주던 전통과 합쳐져서 오늘날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주고받는 풍습이 생기게 되었다.
아침에 마이클 해리스의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라는 책을 읽다가, "아스클레피오스의 자팡이"라는 표현을 만났다. 10여 년 전에 푹 빠져 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환하였다. 아폴론은 의술의 신이기도 하다. 그리스인들은 어두운 세계를 밝혀주는 이성의 힘과 알 수 없는 미래를 읽는 예언 능력이 수수께끼 같은 몸의 원리를 밝혀주고 치유하는 의술의 능력과 통한다고 믿었다. 그는 죽은 자도 되살리는 신통한 의술을 발휘한 아스클레피오스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리스인들은,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krates)가 아스클레피오스의 후손이라고 믿고 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의 아들이다. 아폴론이 플레기아스 왕의 딸 코로니스와 사랑에 빠진적이 있다. 그런데 신의 사랑을 받고 있는 코로니스가 인간과 정을 통하자 이 사실을 아폴론의 새인 까마귀가 고자질했다. 격분한 아폴론이 쌍둥이 남매 아르테미스를 시켜서 코로니스를 활로 쏴 죽였다. 아폴론은 죽어가는 코로니스의 몸에서 아기를 끄집어냈다. 그가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이다. 그리고 불행한 소식을 전해준 흰 까마귀의 색깔을 바꿔버린다. 원래 하얀색이었던 까마귀가 이때부터 까맣게 되었다고 한다.
아폴론과 처녀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난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탄생 비밀을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헤르메스의 도움으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아폴론은 애인 코로니스가 아기를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른 사내의 아이로 착각하고 멀리서 활을 쏘아 코로니스를 죽였다. 아폴론이 뒤늦게 자기 아들인 것을 알고 달려갔을 때는, 코로니스의 육신이 화장터에서 까맣게 그을린 뒤였다. 아폴론은 헤르메스로 하여금 코로니스의 뱃속에 든 아기를 살려내게 하고는, 이 아기를 현명한 켄타우로스 케이론에게 맡겨 의술을 가르치게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아스클레피오스는 켄타우로스 족의 현자 케이론에게 의술을 배웠다. 그는 죽은 자를 살려낼 정도로 의술이 뛰어났다. 그러자 자신이 다스리는 백성들이 자꾸 줄어드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한 하데스가 제우스에게 탄원하여 아스클레피오스를 벼락에 맞아 죽게 했다. 의술은 죽음과 삶 사이에 위치한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용한 의술로 죽은 사람을 살렸다가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자신은 죽는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인간의 몸에서 태어나 신이 되었고, 불사의 신인데도 죽어야 했던 모순된 존재였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아스클레피오스가 지니고 있는 뱀이 감긴 지팡이는 오늘날에도 의학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온 몸으로 대지의 정기를 받아들이며 지하(죽음)와 지상(삶)을 누비고 다니는 뱀의 치유력을 나타낸 것 같다. 켄타우로스 케이론의 제자는 아스클레피오스뿐만 아니라 이아손, 아킬레우스도 그의 제자이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가 들고 다니는 지팡이에 한 마리의 뱀이 휘감고 올라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의학과 관련된 세계 여러 나라의 기구나 단체를 상징하는 휘장으로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정도였다. 어느 날 이미 숨이 끊어져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던 아스클레피오스는 한숨의 쉬다가 기어가는 한 마리의 뱀을 보았다. 그는 가지고 잇던 지팡이로 뱀을 내리쳐 죽였다. 그러자 잠시 후 또 다른 한 마리의 뱀이 나타났다. 그 뱀은 이상한 풀을 물고 와서는 죽은 뱀의 입에 갖다 대자, 희한하게도 죽은 뱀이 다시 살아났다. 아스클레피오스가 그 풀을 죽은 사람의 입에 물려보았더니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다.
마이클 해리스의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라는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디스 본 박사의 이야기를 한다. 그녀가 7년간의 수감을 하면서 홀로 있는 기술을 터득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나도 혼자 생각해 보았다. 이 기술을 택하면 강제로 수감되어도 잘 견딜 수 있겠다. 아니면 더 나이를 먹어 혼자가 되면, 이 혼자 있는 기술로 마지막 생을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보았다. 그런 생각에, 이 책을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 볼 생각이다.
사람들은 본 박사를 감옥으로 차단했지만, 그녀는 광기가 아니라 평화를, 절망보다는 위안을, 수감 대신에 '홀로 있음'을 선택하여, '홀로 있음'의 기술을 더 단련시켰다. 본 박사는 감옥 속에서 파멸하기는 커녕, [그녀의 말을 인용하면,] "조금 더 현명하고 희망에 가득 찬 상태로"로 나왔다고 한다. 본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존재 양식, 그녀 자신의 내적 삶이 가진 풍요로움에 대한 확신은 연결에 집착하는 세계에 도입해볼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을 나는 엿보았다.
이번 5월 동안에, 어떻게 하면 홀로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홀로 있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나는 찾아보려 한다. 외로움을 홀로 있음으로 바꿔 줄 기술을 배워 볼 생각이다. 나는 매월 1일이면 오세영 시인의 것을 공유한다. 오늘도 그의 시이다.
5월/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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