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오늘 글입니다 .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4월 2일)
4월은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의 달’이다. ‘4월’을 뜻하는 영어 April이 여기서 나온 말이다. 온갖 화사한 꽃들이 만발하고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4월이 아름다움의 여신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아직도 자기가 겨울이라면, 빨리 4월의 약동과 함께 눈을 떠야 한다. 어제 만난 이야기이다. 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한 도시에 참한 아가씨가 있었대. 절뚝거리며 걷는 장애인 선생님을 사랑했지. 부모님에게 이 친구를 소개해야겠는데 어찌 운을 뗄지 밤새 고심. “다리를 모두 절지 않은 것도 감사해요. 게다가 걸을 때만 다리를 절 뿐이랍니다.” 입에서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엄마가 딸을 꼭 안아주었대. 그래도 아빠는 매섭게 물었지. “몸도 성치 않은데, 건강을 어떻게 챙길 작정인가?” “네 그래서 저는 매일 운동 삼아 걷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따님도 만났죠.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게 걷고, 또 땅을 보고 걷노라니 행운의 돈을 주울 때도 있답니다.” 총각의 대답에 아빠가 꼭 안아주었대." 사는 거 이런 마음이 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봄이라고 해서 사실은/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 그래 다시 지난 <인문 일기>를 펴고, 새로운 마음이지만, 몇 년 전 것을 다시 꺼내 마음의 근육을 키운다.
▪ 말을 할 때는, 따끔한 말 두 마디, 따뜻한 말 여덟 마디, 이 비율이 딱 좋다. 말의 2:8 법칙이다. 주철환 PD에게서 배운 것이다.
▪ 싫어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은 다르다. 이 문장을 접하니, 처음에는 뭔가 '촉'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좀 생각하니, 싫어하되 미워하지는 말자는 생각이 딱 든다. 생을 아름답게 사는 방법 중 하나가 싫음과 미움을 구분하는 것이다. 싫고 좋고는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싫다고 다른 사람도 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는 당신이 싫어요, 좋아요.' 말할 필요 없다. "나는 당신이 이해가 안돼" 이런 말은 마음 속에 사랑이 부족할 때 나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속으로 하면 된다.
▪ 못된 놈은 자기밖에 모르는 놈이고, 못난 놈은 자기를 모르는 놈이다. 나만 아는 사람, 나 뿐인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알면 즐거움이 커진다. 그래서 나는 나를 연구한다. 내가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 생각하는 것이다.
▪ 자신감과 자존감은 다르다. 자신감보다 자존감이 더 귀하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자존감은 자기 신뢰에서 나온다. '겸손하지만 비굴하지 않게, 당당하지만 교만하지 않게'이다. 겸손과 당당함은 모순적인 게 아니다. 겸손하면서 당당한 사람은 어디를 가나 호감을 얻는다. '자존감'은 '나는 소중하다'하면서 자신을 존중 하는 마음이다. 반면 '자존심'은 '나는 잘났다'면서 자신을 지키는 마음이다.
▪ 모자람의 미학, 이거 중요하다. 사람들은 너무 완벽하면 싫어한다. 약간 부족한 부분이 보여야 상대가 무장해제한다. 넘치는 사람은 따가운 눈총을 받지만 모자란 사람은 따뜻한 눈빛을 받는다. 좀 어리숙하게 행동하고, 사는 것이 세상과 어울리는 지혜이다. 부러움을 살 일이 생기면 약간 모자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게 좋다. 그래야 미움을 덜 받는다.
▪ 솔직함을 앞세워 나쁜 씨앗을 뿌리지 않는다. 솔직함과 정직함은 차이가 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정직함'이고, '솔직함'은 내 마음 속의 판단이기 때문에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솔직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평화를 깨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말해서' 라는 발언은 관계를 망가뜨리기 쉬운 말이다. 그냥 말을 안 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일이다. 나는 가끔 내 솔직한 마음을 말하여 대화 분위기를 '뻘쭘'하게 만들곤 한다. 이젠 솔직한 말은 가급적 안 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무리 가치 있는 말이라도 그것이 누군가의 가슴 속에 들어가 화학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된다. 그러나 가치 있다고 상대에게 함부로 충고하거나 '지적 질'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오늘 아침 시이다. 이 시를 읽고 난 후에는 노자 <도덕경> 제16장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건 블로그로 옮긴다.
아름다운 곳/문정희
봄이라고 해서 사실은
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
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
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
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
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
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
저 가느다란 풀잎에
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
창백한 고목나무에도
일제히 눈 펄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
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
어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
나도 그곳에 한번 다녀오고 싶다
이젠 글을 두 가지 버전으로 쓰다. 길게 사유한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면 된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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