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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불은 죽음이다.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젠, 밭에 불을 질렀다. 불은 죽음이다. 난 그 속에 한 해의 아픔을 넣어 태웠다.
타고 남은 재는 밭의 새 생명들에게 힘을 주겠지.
그리고 난 불에게 물로 다시 만나자고 인사했다. 부활하자고.

우리가 물이 되어/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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