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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글쓰기는 생각을 명확하게 해준다.

3년전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2월 28일)

처음 제프 베조스가 PPT를 없애고 6페이지 내러티브 메모를 쓰기로 결정했을 때,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 임원들은 이 메모를 만드는 데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훌륭한 메모를 만드는 데는 적어도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제프 베조스는 이렇게 말했다 한다. “훌륭한 메모는 작업을 개선하고 싶은 동료들의 의견을 반영해 함께 쓰고 다시 쓴 다음에, 며칠 뒤에 리프레시된 마음으로 다시 편집해야 한다". 그리고 아마존은 이렇게 잘 정리된 메모를 토대로 회의를 하면 회의의 질로 올라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이유는 글쓰기가 가지는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성 때문으로 보았다.

1) 글쓰기는 생각을 명확하게 해준다. 말은 불분명해도 어찌어찌 끌어갈 수 있지만, 글은 알고 있는 것이 불분명하면 제대로 쓸 수 없다. 즉, 생각을 글로 정리해야 사고가 명확해지고, 사고가 명확해야 글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거다.
2) 글쓰기는 이해력, 기억력, 응용력을 증대 시켜 준다.
3) 글쓰기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향상시켜 준다. 특히 초고를 쓰고,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 계속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훨씬 명확하고 깔끔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이 6페이지짜리 메모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 다.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자신 뿐 아니라, 조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

과거의 명성에 집착하면 혁신할 수 없다. 과거의 이름은 이미 말해진 이름이므로 노자가 말하는 도(道)가 아니다. 거기에는 혁신이 없다. 미래가 없다. 아마존을 설립한 제프 베조스는 맨해튼에서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였지만 인터넷의 미래를 보면서 과거의 자신을 과감하게 죽였다. 그리고 맨해튼을 떠나 실리콘밸리로 갔다. 그곳에서도 그는 끊임없이 과거를 죽인다. 잘나가는 책을 죽이고, 잘 나가는 온라인을 죽이면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가 제시하는 '아마존 보고 양식'의 글쓰기는 본받을 만한 하다고 본다.
1) 배경과 질문을 먼저 한다.
2) 질문에 답하기 위한 접근 방식 (누가, 어떻게 그리고 예상되는 결과)를 설명한다.
3) 접근 방식 간의 비교를 한다.
4) 앞으로 취할 행동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고객과 회사에 혁신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양식은 자신을 성찰하는 인문학 글쓰기에도 적용되어야 할 내용이다. 기승전결이라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더 구체적인 것 같다. 아마존은 'NO 파워 포인트 문화'라 한다. 모든 아이디어는 6장의 언론 보도용 기사 스타일의 글로 작성되고 보고된다고 한다. 모든 회의도 발표자가 작성한 글로 시작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세미나들도 사전에 원고가 배포되고, 그 원고를 읽고 온 후, 세미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도 모르는 내용을 PPT를 화려하게 만들어 시간을 때우는 듯한 인상을 받은 세미나들이 많다.

아마존은 회의 처음 15-30분 동안 참석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작성된 글의 내용을 우선 숙지한다고 한다. 그래야 이후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본받을 만한 하다. 제프 베조스에 의하면, 글을 쓰는 방법이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더 깊은 고민을 하게 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PPT 프레젠테이션은 발표자 중심이고, 글은 청중 중심이라는 것이다. PPT 발표는 발표자의 화술에 따라 강조할 부분만 강조하고 은근슬쩍 다른 부분은 감출 수 있다지만, 온전한 문장으로 쓰여진 글에는 도저히 숨을 곳을 찾을 수 없고, 독자 위주로 작성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2월의 마지막 날이다. 어제부터 나는 해파랑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부산부터 출발하여 동해안을 이어 걸을 생각이다. 어제는 부산 오륙도에서 출발하며 광안리 해수욕장, 수영만을 돌아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3만 2천보를 걸었다. 몸은 피곤하고, 특히 다리가 아팠지만, 마음은 충만하고 뿌듯했다. 그렇게 2월을 잘 보내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2월은 간다/홍수희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
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
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
그렇게 2월은 간다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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