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인문운동가가 철학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세계를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해 만든 고효율 장치이기 때문이다. 철학을 하지 않으면 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도전보다는 누구 누구처럼 살려고 한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남이 정해준 정답을 찾으려는 것에만 집착한다. 야성(野性)이 부족하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의 이론에 노예가 되어 지켜야 할 것을 많이 만들고, 선악의 기준을 중요시한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야성을 키우는 일이다. 마음 속의 야수를 키우는 것이다. 짐승처럼 덤비는 일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여는 것이다. 집착을 버린다. 탐이 날수록 "놓아라, 그리고 비워라!"이다. 실제로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이치를 받아들이면 집착할 것이 없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탐/진/치'이다. 우리는 그것을 '삼독(三毒)'이라고도 한다. '탐욕'과 '진에'와 '우치'의 줄임 말이다.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다르게 말하면, 욕심, 성냄, 어리석음이다. 이것을 다시 두 개로 줄이면, '아집(我執)'과 '무지(無知)'이다. 아집은 내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집착을 버리면서 사는 일"이다. 그래 집착을 버리는 일은 시장 좌판대에 진열된 생선이 아니라 요동치는 물길을 헤치는 물고기로 살아 가는 일이다. 야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설 명절 긴 연휴의 화두이다.
집착한다는 것/천양희
세상의 감정 중에 집착이 가장 무섭다고 누가 말했지요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이든 집착하지 않기로 했지요
날마다 욕심 버리면서 무심하게 살았지요
무심하게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욕심은 갈수록 줄어들지 않고
집착은 집요하게 매달렸지요
누가 경쟁 속에 뛰어들기라도 하면
여파는 나에게까지 미쳤지요
그때 나는 사는 일이 죽는 일보다 어렵다는 말을 생각했지요
새면서 날지 못하는 거위를 떠올리기도 했지요
그러다 문득 길가의 잡초들을 언뜻 보았지요
바람에 휩쓸리고 추위에 웅크리고 있었지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집착을 버리면서 사는 일이었지요
그제야 사람이 무서운 건 마음이 있기 때문이란 걸 겨우 알았지요
집착할수록 삶은 더 굽이쳤지요
오늘도 나는 감정 속에서 허우적거리지요
중심을 잡고 싶어 잡아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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