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오늘 글입니다.

한표 생각: 인문 운동가의 인문 산책
배철현 교수가 푸는 질문이라는 말 간결하다. "질문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재화인 패(貝)를 만들기 위해 양손에 도끼 두 자루(斤斤)를 들고 만들기 시작하는 수고이다. 이 보물을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할 장소가 있다. 바로 다음 단계로 나를 인도하는 문(問, 물음)이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더 깊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수고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톨스토이의『안나 카레니나』를 읽다 보면, '이렇게 사는게 나쁘다'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가'라는 선뜻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 시작된다. 그 소설을 요약하면, 거의 긴 한 줄로 이렇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 부족할 것 없는 고관대작 부인 안나가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체면 때문에 자신과 이혼해주지 않는 남편과 어린 딸과 아들 사이에서 지독한 불행을 견디지 못한 그녀가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진다.
질문(質問)이란 한자는 내가 오늘이라는 숙명적인 과정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내가 반드시 지녀야 하는 가치이다. 그것이 질(質)이다. 질은 남들도 다 확인할 수 있는 양(量)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원칙이자 바탕이다. 질은 보이지 않는 나만의 내공이다. 삶의 질도 질문에서 나온다.
보통 사람들은 수량에 환호하지만 자신만의 전설을 찾아 나선 인간은 질을 다듬는데 하루를 사용한다. 질이란 두 손에 도끼날과 같은 정교한 정과 망치를 들고 자신만의 패물을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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