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작년의 <땅끝마을까지 걷기>에 이어, 올해는 경부선 기차를 타고 부산까지 가는 걷기를 시작한다. 첫 코스가 대전에서 가까운 옥천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낯선도시를 걷고, 감각과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자는 제안에 여럿이 동참한다. 그래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는 "단추를 채우며"이다. 올해도 첫 단추를 잘 채우고 싶어서다. '단추'하면, 천양희 시인, 이해인 시인 수녀님, 권영상 시인, 이규자 시인 등이 생각난다.
이미 지난해 3월 1일에 천양희 시인의 "단추를 채우면서"*를 우리는 공유했었다. 다시 보고 싶으신 분을 위해 PS로 붙인다. 나머지 단추에 관한 시는 내일 부터 연재로 공유해보겠다. 오늘 아침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고 젊은 CEO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강의하는 새계에서 가장 바쁜 여성 비즈니스맨 중 하나인 마리 폴레오(Marie Forleo)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그녀는 "점을 찍어야 선이 생겨나고 면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뛰어들어라. 계획을 세우느라 귀중한 시간을 흘려 보내지 말자"는 것이다.
그녀는, 원하는 삶을 살려면 먼저 무엇이든 시도해보라고 한다. 지금 맡은 일을 비롯해 무슨 일이든 다 뛰어들어 보라고 한다. 먼저 '점'을 찍으라는 것이다. 점들이 많이 찍히면, 그 점들 사이를 잇는 선이 생겨나고, 면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행동하면 그렇게 된다.
올해도 나는 새롭게 주어진 365개의 하얀 도화지에 부지런히 점을 찍으며 어떤 상황에서든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러면서, 나는 또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존재적 경험과 배움의 기회를 갖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잊고, 다시 말하면 노골적으로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일상을 지배하면서 장기적으로 '좋은 삶'을 살아가면 된다.
그러한 삶의 구조를 만들려면, 돈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필요 이상의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으므로, 돈을 버는 데 집중되었던 자원을 적절히 재배치 하여야 한다. 첫째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런 일들은 금전적 가치 외에 비금전적 가치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끝으로 내재적 속성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늘려야 한다. 재화의 소비측면에서, 소유적 소비보다 존재적 소비에 치중해야 한다. 존재적 소비란 훌륭한 인물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다. 가까이에 뛰어난 인물들이 많을수록 우리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 나는 내 주변 커뮤니티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리고 그녀는 집중이 안되거나 특정한 문제에 얽매여 있을 때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신나는 음악과 함께 스피닝이나 서킷 훈련을 하며, 감각을 몰입 시키라고 제안 한다. 그렇게 하면, 정신이나 감정의 앙금이 청소되어야,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래 올해 나는 탁구 레슨을 다시 시작하였다. 나는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러니까 평범한 운동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꾸준히 하는 운동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운동은 휴대폰 배터리 충전과 같은 것이다. 몸과 정신이 방전되었을 때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것이 운동이다. 그리고 고독할 때 자신이 잘 하는 운동은 좋은 친구가 된다. 자연 속을 걷기도 마찬가지이다. 그래 오늘은 옥천의 작은 도시를 걸으며, 즐겁게 토요일 하루를 바칠 생각이다. 왜 "여자 옷은 반대로 오른쪽 옷섶에 단춧구멍이 파여 있"는 지를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단추", "무지개"를 찾으면서.
단추를 채우며/이정록
남자 옷은 오른쪽 옷섶에 단추가 달려 있다 여자 옷은 반대로 오른쪽 옷섶에 단춧구멍이 파여 있다 누구는 좌우 뇌의 발달 차이 때문이라 했다 누구는 하인이 채워 주기 쉽도록 귀부인의 단추가 옮겨갔다고 했다 모래밭에서 단추 찻듯 동서양 복식발달사를 뒤적였다 동서고금의 민화와 동굴벽화도 살펴보았다 뒤죽박죽이었다
칼 찬 병사와 말달리는 전사를 보고야 알았다 젖 물리는 여인네의 눈물 젖은 단추를 만나고야 무릎을 쳤다 남자는 왼 허리에 찬 긴 칼을 재빨리 뽑기 위해, 여자는 보채는 아이에게 젖 물리기 쉽도록 단추를 매단 것이었다 내 수컷이 단추처럼 작아졌다 내 단춧구멍은 죽임의 묘혈, 여자 것은 살림의 숨구멍이었다
무지개는 하느님의 단추, 너무 커서 테두리만 산마루에 걸쳤다 왼쪽 옷섶에 낮 달이 떠 있다 아득히 멀지만, 별의 단춧구멍도 수없이 오른편에 뚫려 있으리라 초록 물방울 단추에서 밤하늘을 우러른다 밤낮으로 젖을 물리느라 옷섶 여민 적 없는 은하수, 저 포대기 젖 마를 일 없으리라
*이미 지난해 3월 1일에 천양희 시인의 "단추를 채우면서"를 우리는 공유했었다.
단추를 채우면서/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단추, 첫연애 첫결혼 첫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인문운동가_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_사하나 #천양숙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간은 변덕스럽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보편성이 없다. (0) | 2025.01.18 |
|---|---|
|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은 책을 읽는 데서 시작한다. (0) | 2025.01.18 |
| 모든 생명의 첫 행동은 밥을 먹는 것이며, 모든 생명의 마지막 행동은 밥술을 놓는 것이다. (0) | 2025.01.18 |
| 바다는 다 받아주어 바다이다. (0) | 2025.01.18 |
| "제대로 된 정의는 타자로부터 시작 된다." (0) | 2025.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