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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매너를 습관처럼 몸에 익혀 ‘꼰대’를 벗어나는 길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오늘 아침도 어제에 이어 꼰대 이야기를 더 이어가 본다. ‘꼰대’는 사전적인 의미로 ‘선생님’이나 ‘늙은이’를 가리키는 속어이고, ‘꼰대질’은 보통 자기 세대의 가치관으로 시대가 지났음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용인될 만한 아랫세대의 문화나 행동에 ‘태클’을 거는 짓이다. 그러나 요즈음 사람들은 이 뜻만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 자주 쓰이는 '꼰대'라는 말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예컨대, 꼰대는 기본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주로 늘어놓으며 대화의 결론을 자기 마음대로 내놓는다.

꼰대는 “내가 왕년에 말이야.”로 시작하는 ‘추억 팔이’를 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고 포장하는데 능숙하다. 꼰대는 사회적 지위나 나이를 주로 강조한다. 그리고 꼰대질의 시작은 상대방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야 그건 말이야.”라고 시작하며 충고나 조언을 해댄다. 원치 않는 스킨십은 추행이지만, 원해서 하는 스킨십은 로맨스가 되는 것처럼. 종합하면, 꼰대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

어제 말했던 것처럼, 이런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매너를 알아야 한다. 매너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남을 나와 같이, 즉 내 몸같이 동일하게 대접하자’는 동양의 핵심사상인 ‘인(仁)’이다. 『논어』에서 볼 수 있는 인에 대한 표현은 매우 다양하다.
- 인이란 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다 (克己復禮, 극기복례).
- 인이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己所不欲勿施於人, 기소불욕물시어인).
- 인이란 애인, 즉 남을 사랑하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 모든 것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매너의 부재 현상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주변에서 ‘꼰대’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꼰대’의 정의를 소설가 김훈은 이렇게 잘 내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꼰대다. 꼰대는 자기가 만든 틀 안으로 젊은이를 강제 편입시키는 늙은이이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 고생담 얘기하는 걸 큰 자랑으로 여긴다.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권위가 있다고 착가한다.”

그러니까 ‘꼰대’는 한마디로 말해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다른 사람을 내 몸같이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인 것이다. 자신만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의 생각만이 옳다고 믿는 고리타분한 어른들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친구를 ‘겉늙은 녀석’, ‘애어른 같은 녀석’이라고 부르며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꼰대’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꼰대’들의 특징은 공감능력의 부재로 인한 소통 장애자들이다. 이런 자들은 앞에서 말한 두 번째 의미의 파문(excommunication)'의 대상이 된다. 그들은 자기가 만든 세상 속에 갇힌 채 다른 사람의 세상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주 하는 말은 ‘난 그러지 않았다.’, ‘그건 내가 해봐서 안다.’ 등이다.

문제는 ‘꼰대’를 탈출시키는 이러한 매너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좋은 매너는 한순간에 습관화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도록 평소에 꾸준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좋은 매너는 어려서부터 몸에 익히는 수밖에 없다. 좋은 매너를 가진 사람은 남을 생각해주는 마음, 나로 인하여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마음이다. 그리고 매너의 실천은 한 사람의 인격을 완성하는데 공헌하며, '꼰대'를 벗어나는 길이다.

실제 삶의 현장에서 매너라는 말을 하면, 사람들은 매너를 단지 ‘비즈니스상의 처세’라고만 알고 있다. 따라서 ‘매너’라는 말을 하면, 사람들은 ‘친절ㆍ서비스 강사들의 인위적인 웃음’이나 ‘물질적으로 여유 있는 자들의 거들먹거림’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매너'는 ‘단순한 겉치레’로서의 매너가 아니라 ‘인성과 일상적인 삶의 태도’로서의 매너이다. 가공된 화려함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더 좋아하고, 비범함보다는 평범하기를 추구하고, 거짓으로 무장하기보다는 진실 되게 보이게 하는 것이 진짜 매너이다. 이러한 매너를 습관처럼 몸에 익혀 ‘꼰대’를 벗어나는 길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제시해 본다.

(1) 항상 밝고 웃는 표정을 지닌다. ‘꼰대’들의 다음과 같은 5대 표정은 ‘꼰대’의 표정이다. ‘포커페이스’ 같은 무표정, 의심스럽게 쳐다보거나 민망할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는 표정, 눈이 마주쳤을 때 바로 먼저 피해버리는 경우의 표정, 대화할 때 아무 감정 없어 보이는 무덤덤한 표정, 곁눈질 또는 내려다보거나 흘겨보는 표정.

(2) 사람을 만나면 정감 있는 인사를 한다. 인사라는 단어는 사람 '인(人)' 자에 일 '사(事)'자로 이루어진 말로 '사람이 하는 일'을 의미한다. 바람직한 인사는 내가 먼저하고, 가능한 자주하고, 올바른 자세로 인사하는 것이다. ‘꼰대’들은 인사를 잘 하지 않고, 바른 자세로 하지 않는다.

(3) 호감 가는 말씨와 남의 말을 잘 듣는 대화를 한다. 대화의 3가지 원칙은 "S-L-L" 즉, Stop(멈추어라), Look(보아라), Listen(들어라)이다. 말하기 전에 잠깐 멈추어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말한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를 하여야 하고 상대가 말을 할 때는 또한 그의 눈을 바라봄으로써 관심을 표명한다. 대화에서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이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꼰대’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4) 단정한 복장과 깨끗한 용모를 유지한다. 멋진 차림새는 TPO, 즉 시간(Time), 장소(Place 그리고 상황(Occasion)에 맞게 옷을 입는다. 그리고 색의 조화를 맞추어 입는다.

(5) 바르고 절도 있는 자세와 동작을 갖는다. 아름다운 자세나 절도 있는 동작에서 나오는 행동은 우리의 마음을 지배한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꼰대’가 아닌 ‘신사’가 되려면 위에서 열거한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평소에 습관이 되도록 매일매일 연습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운명도 바뀔 것이다. 사고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너무 잘 알려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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