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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이제 돈만 모으면 된다.

9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이렇게 살테니 아프지 말고 건강하시고,
고스톱치자고 부르면 얼른 달려올 수 있도록
메리 크리스 마스, 주와외 노앨

내 말년에는 프랑스산 레드와인처럼
우아하고 달콤한 여유 있는 전원생활을 꿈꾼다.
그것은 평생을 치열하게 이 힘든 세상을 버티어온
나를 위한 스스로의 위로이자 기분 좋은 포상이다.

햇살  사이에 빼꼼이 내미는
따뜻한 빛 한줄기가 나를  깨워주고
달빛을 에워싼 별무리가 나를 재워주면 좋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냥 좋을것 같지만
때로는 심심할것  같으니
솥에 끓인 수제비 냄새를 맡고
숟가락만 들고 뛰어오는 염치없는
친구 세 놈만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밤새도록 쓰리고를 외쳐보지만 신발 신고 헤어질땐
모두가 본전이라고 말하는 잡기를 좋아하는 이웃도 마다할 이유는 없다.
텃밭에 뿌린 상추에 된장 한숱 찍으면 진수성찬 부럽지 않으니 곳간을 가득 채울 필요도 없다.

품안을 벗어난 자식들은 가끔만 오라하고
쌓은 추억들을 자식들처럼 안고 살아야겠다.
내 말년에는 그렇게 전원에서 살아야겠다.
그래서 오늘도 십 년째 땅을 보러다닌다.
이제 돈만 모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