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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시 읽다: 지난 주말 예훈 농장에서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양성우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풀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 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 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 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