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중용』20장 5절은 공부의 길을 말한다. 어쩌면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정신 훈련 법'이기도 하다. 악기의 연주나 무도의 기술처럼, 반복과 연습이 점차 기량을 축적해주는 것처럼, 정신 훈련도 몸으로 하는 기예(技藝)들과 닮았다. 이론(思)과 연습(學)이 같이 간다.
인문정신을 기르는 인문학의 길이기도 하다. 후마니타스, 즉 인문학은 사람의 학문이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homo sapiens이고, homo faber, homo ludens이고 동시에 homo loquens, homo sexcus이다. 생각하는 사람이며, 뭔가를 끊임없이 만드는 사람이며, 쉼 없이 놀이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말하는 사람이면서 몸으로 교감하는 사람이다. 인문학은 이 모든 문제를 다 다룬다. 이 모든 것이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은 끊임없이 형성되는 존재이지 결코 완성되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그래 우리는 Be가 아니라 Being인 것이다. 인문학은 이런 사람을 사람 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게 만드는 학문이다. 따라서 인문학의 힘은 사람을 사람 답게 만드는 힘이다. 직접 『중용』의 내용을 읽어보자.
"완전한 사람은 자연 그대로이다. 인간의 책무는 완전을 향해 상승하는 것이다. 완전한 사람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최선에 가 닿고, 숙고하지 않아도 나아갈 길을 안다. 자연스럽게 도(道)가 구현된 사람, 그가 곧 성인(聖人)이다. 보통 사람은 그를 닮기 위해 일상에서 최선을 선택하고, 그것을 지켜 나가려 분투한다. 그럼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가? 넓은(博) 학습과 경험(博學), 절실한(審) 물음(問), 신중한(愼) 숙고(思), 명료한(明) 분석(辨) 그리고 두터운(篤) 실천(行)이 그것이다."
이를 따로 열거해 본다. 다섯 가지이다.
* 넓은 학습과 경험-博學
* 절실한 물음-審問
* 신중한 숙고-愼思
* 명료한 분석-明辯
* 두터운 실천-獨行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고, 분명히 판단하며, 독실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학문사변행(學問思辯行)'이다. 이를 세 걔로 또 나눌 수 있다. 직접적인 경험이나 체험이든, 간접적인 독서를 통한 학습을 하고, 그걸 가지고 묻고, 생각하고 분석한 후,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 행위에 붙는 형용사는 '박심신명독(博審愼明篤)'이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몰입해서 집중하는 것이다.
그래도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장식"은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장식, 그거 간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게 인간이다.
장식론/홍윤숙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어 무우>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
(진부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음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보면
쇼윈도우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들을
잃고 왔는가
이 피에로 같은 생활의 의상들은
무엇일까
안개같은 피곤으로
문을 연다
피하듯 숨어보는
거리의 꽃집
젊음은 거기에도
만발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가
눈부신 장식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손이 물기 없이 마른
한장의 낙엽처럼 슬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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