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래 움켜쥐고 있으면 차가운 쇳덩이도 따스해지듯 가난도 힘차게 껴안으면 견뎌낼 수 있습니다.”(이면우 시인) 무엇이든지 마찬가지이다. 사람 사이도 오래 지속가능 하게, 변덕 없이 오래 만나면 따 따뜻해 진다. 음악도 자주 오래 들으면 더 내 것이고 되고, 그 음악이 따뜻해 진다. 내가 좋아하는 스테판 하우저(stjepan HASUER, 첼리스트)가 어제(2020년 6월 15일) "Alone, Together(혼자, 함께)"란 제목으로 자신의 나라인 크로아티아 크라카 폭포(Krka Waterfall) 앞에서 자신의 생일 곡으로 또 한 번 연주를 하였다. 그의 음악도 오래 들으니, 따뜻하고 친숙해 졌다. 지난 사진, 시 그리고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https://youtu.be/5eYuUAV4YE4
https://youtu.be/EejNUPl5bz0
오늘 함께 공유할 아침 글쓰기의 주제는 코로나-19 이후 문화계 현황을 이야기 하려 한다. 그리고 이면우 시인의 시를 오늘도 공유한다. 사진은 어느 해 영동 <송호유원지>에서 찍은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밤을 지새운 거미"의 거미줄이 보인다.
거미/이면우
오솔길 가운데 낯선 거미줄
아침 이슬 반짝하니 거기 있음을 알겠다
허리 굽혀 갔다, 되짚어 오다 고추잠자리
망에 걸려 파닥이는 걸 보았다
작은 삶 하나, 거미줄로 숲 전체를 흔들고 있다
함께 흔들리며 거미는 자신의 때를 엿보고 있다
순간 땀 식은 등 아프도록 시리다
그래, 내가 열 아홉이라면 저 투명한 날개를
망에서 떼어 내 바람 속으로 되돌릴 수 있겠지
적어도 스물아홉, 서른 아홉이라면 짐짓
몸 전체로 망을 밀고 가도 좋을 게다
그러나 나는 지금 마흔아홉
홀로 망을 짜던 거미의 마음을 엿볼 나이
지금 흔들리는 건 가을 거미의 외로움임을 안다
캄캄한 뱃속, 들끓는 열망을 바로 지금, 부신 햇살 속에
저토록 살아 꿈틀대는 걸로 바꿔 놓고자
밤을 지새운 거미, 필사의 그물 짜기를 나는 안다
이제 곧 겨울이 잇대 올 것이다
이윽고 파닥거림 뜸해지고
그쯤에서 거미는 궁리를 마쳤던가
슬슬 잠자리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는 허리 굽혀, 거미줄 아래 오솔길 따라
채 해결 안 된 사람의 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산다는 것은 아픔을 견디는 것이다. 가을을 흔드는 거미의 삶과 안쓰러운 잠자리의 바둥거림의 아픔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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