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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고귀한 언행이 나를 빚어간다.

2477.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9월 14일)

사람이 말로 짓는 업보가 다음과 같이 4 가지이다.

  1. 남을 속이는 거짓말
  2. 남에게 퍼붓는 욕지거리
  3. 남을 이간시키는 서로 다른
  4. 겉과 속이 다른 발림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이다. 진실한 말은 있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아는 인생에서 나온다. 말을 한다면 세상에 양식이 되는 , 세상에 쓰임이 되는 , 세상에 거름이 되는 , 세상에 빛이 되는 , 세상에 소금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 내가 뿌린 말의 열매를 모두 내가 거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말을 경작하는 농부와 별반 다를 없다. 그런데 최근에 귀를 씻고 싶을 만큼 ' ' 들었다.

 

질문: 다음 말을 "그는" 누구일까요?

"국힘에서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때 들어가서 다 먹어줘야"

"내가 국힘 접수하면 이준석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

 "만약에 이놈 XX들 가서 개판 치면 당 완전히 뽀개버리고"

 

이순옥 시인은 카톡으로 "입구()자가 모인 것인 ()"이라고 했다. 내가 하는 말이 인격인 거다. 문제를 떠나, 언론인 김종구의 해석이 눈길을 잡는다. "한 사람이 구사하는 단어와 어법은 그의 본질을 알려준다. 이 거칠고 공격적이며 상스럽기까지 한 '날것의 언어'는 정당, 정치, 민주주의를 대하는 그 사람의 인식과 태도를 생생히 보여준다. 그가 한 말들은 '과거' 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의 비민주주의적이고 폭력적 국정운영의 원형질이 이 육성 녹음 안에는 고스란히 녹아 있다. 여기 등장하는 언어들은 지금 한국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는 열쇳말이다."

 

인문 운동가의 눈에 가장 거슬리는 말이 " 먹어줘야"이다. "'먹다'라는 동사는 다양한 단어와 결합해 사용된다. 잡아먹다, 뜯어먹다, 등쳐먹다, 해먹다, 따먹다, 붙어먹다, 거저먹다, 받아먹다, 털어먹다, 떼어먹다 등등…. 앞에 놓인 단어가 무엇이냐에 따라 뉘앙스가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먹다'는 결국 욕망의 충족을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동사다. 먹히는 상대방이 철저히 '욕망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 '여성의 정조를 빼앗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도 있듯이, 먹히는 상대는 사물화되고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며 인격이 말살된다. '먹어버리겠다'는 말에는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것을 당연한 자연의 이치로 여기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이 깃들어 있다" 거다. 인간 세계의 언어가 아니다.

 

"'먹다'가 '정치'와 결합할 때 비극은 탄생한다"(김종구) 거다. 공익 실현을 이상으로 삼아야 할 정치는 그저 욕망 충족을 향한 싸움터가 되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은 정당이다. 정당은 공공 이익의 실현을 목표로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결사체다. 다음과 같아야 한다.

  • 정당은 국가를 어떻게 이끌지 정책과 비전으로 호소해야 한다.
  • 정치와 정당이 우리의 삶과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지역주의와 낡은 이념의 정당정치에 서 있는 한 우리가 말하는 정의는 실현될 수 없다.
  • 한국의 정당이 국민에게 우리가 집권하면 이러한 정강과 정책으로 나라를 이끌겠다고 약속하는 게 아니고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동네 축구를 하고 있다. 포지션에 맞춰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축구같이 공을 따라 11명이 뛰어다니는 것처럼, 우리의 정당은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당선된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한다. 그렇게 자리를 나눠 먹다 국민에게 된통 혼나고 정권이 몰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그의 말에서는 자신이 소속할 <국민의힘> 정당과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겠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최소한의 존중과 애정도 없다. 자기가 속할 정당인 <국민의힘>은 단지 자신의 욕망 실현을 위해 먹어버릴 대상이다. 그것도 힘들이지 않고 쉽게 "주워 먹을" 먹잇감일 뿐이다. 그의 말들을 자세하게 뜯어보니, 최근의 여러 사건들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어떤 배경에서 그런 태도와 말이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간다. 빨리 정상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흔들린다.

 

의아한 것은 이 육성 녹음이 공개된 뒤, 아무런 해명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정당 사람들이 느꼈을 모욕감과 상처를 달래고 다독일 말을 할 법도 한데 입을 다물고 있고, 소속 정당 사람들도 침묵하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하다. 총선을 앞두고, 사적 이익 앞에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거다. 김종구 언론인은 이유를 '먹이'에 대해 사과를 할 이유가 없는지도 모르기 때문으로 이해한다.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국민의힘> 소속 사람들은 역시 이미 '생명 활동이 정지된 먹이'처럼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쥐약 먹은 놈들"이라는 말을 들어도 모욕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 듯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번째로 주목해야 말은 "완전히 뽀개버리고"이다. '뽀개버리다'는 말은 폭력적 파괴 본능을 함축한다. '쌍 비읍'의 쇳소리 효과음이 어우러지며 타격 대상을 산산조각 내는 단어다. 물건을 뽀개는 데 동원되는 연장은 도끼, 쇠망치, 해머 같은 것들이다. 그는 이런 연장의 신봉자다. 정치 입문 초기부터 그에게는 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설득, 타협과 화해 따위의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1야당 대표가 대화를 하자고 죽음을 각오한 단식을 하는데, 하나 끔쩍 않는다. 정치적 도리를 넘어 인간적 윤리 의식조차 없다. 사람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없는 것이다. 그의 말들과 태도가 이제는 이해된다. 그에게는 상대편을 제압해 먹어버리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뽀개버리겠다는 결의만 충만할 뿐이다.

 

윤 대통령이 당시 "여차하면 뽀개버리겠다"고 말한 대상은 <국민의힘> 정당뿐 아니라 국회의원 개개인과 모든 <국민의 > 정당인들을 뜻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국민들까지 협박하는 거다.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 조차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충성 경쟁에 나선 것은 자칫하면 자신의 이마 위로 쇠도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과도 관련이 깊은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는 것은 "'먹다'와 '뽀개버리다'가 서로 조응하면서 욕망 충족에 더 몰두하게 한다는 거다. 무리 지은 먹잇감을 단숨에 제압하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무리의 우두머리를 '뽀개버리는' 것이다. "이준석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는 말은 그대로 실현됐다. 경선을 통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당 대표라는 인식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신봉자'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의 ' '이다." 언론인 김종구의 말인데, 나는 100% 동감한다.

 

그는 육성 녹화에서 "대통령 솔직히 귀찮다"는 말도 했다. 이것은 자신의 진짜 욕망을 숨기기 위한 겉치레 말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솔직한 심정도 담고 있는 듯하다는 김종구 언론인의 해석이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탐나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망은 큰 데 비해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막중한 과업'에 대한 욕구는 애초부터 별로 없었던 듯하다. 그래서 대통령직을 먹은 뒤 느긋한 포만감 속에서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먹고 뽀개버리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아니, 더 심해졌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먹고 싶은 대상이 많고 뽀개버리고 싶은 상대도 많기 때문이다. 국회도 먹어야 하고, 공영방송도 먹어야 한다. 검찰, 경찰,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사냥견들이 총출동해 먹잇감 포획에 나섰다. 야당을 뽀개버려서 국회를 먹는 전략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노조 등도 계속 뽀개버리고 있다.

 

이런 국정운영의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그대로다. '눈 떠보니 후진국'이 돼버렸다. 그동안 각 분야에서 공들여 쌓은 성과들이 하나씩 허물어지고 국격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가 애용하는 거친 단어를 사용해 표현하면 이렇다. "힘들게 만든 나라를 불과 1년여만에 들어먹고, 사회는 완전히 뽀개졌다."(김종구)

 

더 속상한 것은 그의 발언을 두고, 사유하고 문제 제기를 하기는 커녕 다음과 같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적인 통화를 너무 확대해석하지 말라"

"화끈하고 시원하다"

"검사 출신들이 원래 말이 거칠지 않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거다.

 

말은 지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말[言]은 그릇[口]에 형벌 도구인 여(余, 바늘)를 꽂아서 신에게 맹세하는 일이다. 이때 ''는 ‘입’이 아니라 ‘신에게 바치는 축문을 담은 그릇’이다. 갑골이나 청동기에는 ‘ㅂ’ 닮은 모양으로 새겨져 있다. 모든 말에는 신성이 깃들어 있어서, 발화만으로도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말과 행동이 어긋나면 신의 벌이 내리므로 말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 신은 언어에 깃든 뜻을 살펴서 되새길 줄 아는 사람에겐 지혜를 주지만, 말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하는 자한테는 재앙으로 갚는다. 공자는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민첩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말의 힘을 거스를까 저어했기 때문이다. 서양의 사유가 소피스트의 말 잘하는 법(수사학)에서 시작했다면, 동양 사상은 공자와 노자의 어눌함에서 출발했다. 공자는 항상 꾸민 말[巧言]이나 헛된 말[佞言]보다 더듬는 말[訥言]을 칭찬했다." (장은수)

 

잊지 말아야 것은 "고귀한 언행이 나를 빚어간다"(박노해) 말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다.

 

 

나를 살 게 하는 말들/천양희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된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불완전하기에 세상이 풍요하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나를 잃는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시가 없는 세상은 어머니가 없는 세상과 같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그 중에서도 나를 살게 하는 건

사람을 쬐는 것도 필요하다는 말

 

날마다 나를 살게 하는 말의 힘으로

나는 또 살아간다

 

"다언삭궁 불여수중(多言數窮, 不如守中)": 말을 많이 하면 자주 궁하게 되니, 안에 잘 간직하고 있는 것만 못하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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