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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인간을 보는 세 개의 눈

20세기에 인간을 보는 눈을 바꾼 세 명의 인물이 있다. 배철현 교수의 주장과 나의 생각을 섞어서 정리해 본다.

찰스 다윈
니체
프로이트와 융

19세기 말, 찰스 다윈은 자신의 진화론으로, 인간을 신의 형상을 담은 신적인 존재이자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진화된 동물'이란 점을 과학적으로 실증적으로 증명하였다. 물론 당시 사람들은 강렬하게 그의 주장, 즉 진화론을 반대했다. 20세기 초, 다윈의 진화론을 반대하는 보수적이며 배타적인 그리스도교인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주도한 운동이 '근본주의'이다. 이 근본주의자들 때문에 일부 종교 집단이 폭력을 쓴다. 자기가 믿는 것만 옳다고 믿는 건 오만이자 무식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신의 가르침이다. 예를 들면, 근본주의자들은 진화론을 전면 부인하면서, 성경을 '하느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어 틀림없는 소위 '성서무오류설'을 주장한다.

니체는 그 전까지 세상을 지배해 온 두 가지 기둥을 무너뜨렸다. 하나는 이데아 세계를 상정하여 선과 악, 나와 너, 아군과 적군, 천국과 지옥과 같은, 이분법적으로 보는 세계관을 허물고, 그 구분을 초월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주장은 '인간은 초인(超人)이 될 때 행복하다'이다. 초인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구원이란 '자기 극복'이다. 구원을 누구를 믿어 공짜로 받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응시하고 극복할 때,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신이라는 용어를 인간에게서 삭제하였다. 인간에게 발견되는 정신적인 질환을 신의 저주가 아닌,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면서 겪은 마음의 상처에서 찾았다. 인간의 원죄는 아담으로부터 유전적으로 전해 내려온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성본능 에너지 때문에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융은 인간이 온전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원래의 자신을 찾게 되는 '개인화'의 과정을 주장하였다. 인간이 자신이 원하는 상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외부인 신의 도움이 아니라 인간 내부, 심리에서 찾은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20세기 초, 서양은 과학, 이성 그리고 이념으로 무장한 자신들을 과신하여, 1차,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자신이 알고 증명 가능한 사실이 진리라고 확신한 사람들이 인류역사상 가장 참혹한 비극을 야기한 것이다. 그런 서양이 전쟁 후, 다시 오만해 지자,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등장해, 그들에게 세상을 새롭게 보도록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