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빈낙도,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산 속으로 들어가서, 비록 가난하더라도 걱정 하나 없이 맘 편히 지내는 일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말은 '낙도(樂道)'이다. '안빈(安貧)'에만 초점을 맞추어 가볍게 사용하면, 삶 속에서 안빈낙도의 정신을 생산하지 못한다.
안빈낙도라는 말은 위에서 말했던 안회를 평하는 다음 문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 "안회야, 너 참 대단하구나! 한 바구니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끼니를 때우고, 누추한 거리에서 구차하게 지내는 것을 딴 사람 같으면 우울해하고 아주 힘들어 할 터인데, 너는 그렇게 살면서도 자신의 즐거워하는 바를 달리하지 않으니 정말 대단하구나!"
가난함을 즐기는 태도보다, 가난함 속에서도 마음이 변하여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지 않고, 그 가난함 속에서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이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적인 것에 탓을 하거나 원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중심을 굳건하게 잡은 후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삶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여기서 즐거워하다는 악(樂)을 번역한 말이다. 이를 우리 말로 하면, 풍류(風流)이다. 공자 시대의 이 말은 그냥 감각적인 쾌락으로 마음이 들뜬 상태를 말하는 것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왜냐하면 감각적 쾌락은 절제 없이 탐닉(淫)으로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악은 음을 거부한다. 풍류는 음란을 거부한다. 탐닉으로 빠지지 않을 정도의 고양되고 절제된 즐거움이 악(樂)이고, 풍류이다. 악이불음(樂而不淫)이다.
당시에는 사회를 유지하고, 교화를 완성하도록 만들어진 체계를 예악(禮樂) 체계라고 했다. 사회에서 도(道)를 실현하는 장치이다. 안회가 즐거워하던 바를 달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의 높이에서 실현되는 삶을 추구하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것을 짧게 말해, 안빈낙도'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안빈낙도는 가난해서 할 수 없이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가난으로 다른 이를 위해 절약하고 덜 먹고, 덜 소비하며 풍류를 즐기는 일이다. 여기서 풍류는 즐거워 하며, 감각적 쾌락을 절제하여 도의 수준, 고양되고 절제된 즐거움에 이르러 그 악(樂), 다시 말해 풍류(風流)를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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