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6.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2월 3일)

“인생은 숨을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 가로 평가된다.”라고 마야 안젤루는 말했다. 당신은 숨 막히게 사랑한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가? 숨 막히게 달려간 순간, 숨 막히게 껴안은 순간이. 혹은 영혼을 회복시켜 준 진정한 접촉, 자신을 증명할 무엇인가에 그토록 몰입한 순간이. 그 순간들을 사는 데 너무 늦은 때는 없다." (<<마음챙김의 시>> 엮은이의 말 중에서)
중요한 것은(What is 속 most Important Thing in Life)/엘렌 바스 (류시화 옮김)
중요한 것은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 거야.
몇 일전부터 공유하고 있는, "성공적인 나이 듦을 위한 네 가지 기둥" 이야기를 한다. 그 내 기둥은 이동성(Mobility), 마음 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이다. 우리는 이 중 두 번째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두 번째 기둥, 마음 건강" 이야기를 공유한다.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라는 부제에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의 저자 정희원 교수는 "마음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무기"로 보았다.
마음 건강 도메인의 핵심은 인지와 정서이다. 그런데, 노인의학적 사고에 따르면, 이동성을 강화하면 마음 건강을 개선할 수 있고, 마음 건강을 개선하면 다시 이동이나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개선된다고 한다. 마음 건강에서 제일 걱정되는 것이 치매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나중에 치매에 걸리면 어쩌지?'라 걱정한다. 그렇다고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머리 좋아지는 약'을 먹는 것이 아니다. 마음 건강과 연결된 여러 요소를 살피고 삶의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인지와 정서의 내재역량을 기르는 방법으로, 정희원 교수는 마음 챙김을 먼저 이야기 한다. 사람의 마음 가짐은 모든 행동과 계획의 근원으로 여기는 것이다. 나도 동의한다. 마음 챙김은 삶의 모든 도메인에 영향을 끼쳐 장기적인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네비게이션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마음의 엔트로피를 가다듬는 거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좌선(坐禪)이다. 이를 현대적으로 적용하면, '마음 챙김 명상'이다. 마음 챙김의 가장 기본은 몸 안팎의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초기 불교 명상의 하나인 위빠사나 명상(지금 현재에 마음을 두어 자세히 살피는 것)을 서구에서 '마음 챙김' 또는 '마음 다함'이라 한다. 최근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방식 대로 하면, '마음 먹기'가 아닐까? <<대승기신론>>에 따르면, 본래 광명한(本覺) ‘불성’을 가리는 일체의 어두움인 무명(無明, 불각 不覺)을 제거하여 선천적 광명함을 다시 되 밝히는 방법(시각 始覺)으로 ‘사마타’(지 止, 마음을 집중시킴)와 ‘위빠사나’(관 觀,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앎)를 제시하며, '지관겸수(止觀兼修)‘를 강조한다. 명상에 들어가기 전에 선정해야 할 한 가지 주제로 좋은 것이 자신의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거나 기도문, 주문 혹은 화두 등 한 가지 대상에 정신을 집중함을 통하여 잡념을 그칠 줄을 알아야 한다. 고요한 마음이 지혜로 드러나야 한다. 물이 맑고 고요하면 산도 비치는 법과 같다. 그래야 명명(明明, 선천적으로 밝은 것을 다시 밝혀 냄)이 된다. 지혜란 태양이 뜨면 만물을 훤히 비추는 것과 같다.
다음은 우리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정려법이라고 볼 수 있(靜慮法)다. 인간 자신이 선천적으로 품고 있는 광명한 본정신(元神, 생각과 감정에 물들지 않은 순수의식)을 후천적으로 다시 되 밝혀서 회복하는 것(明明), 즉 도의 실제적 공부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 로다라는 식으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려면, 마음이 본래의 광명함을 되찾아 하나의 티끌도 없이 광명 해져야, 사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큰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번잡한 것은 ‘광명함’이 없기 때문이다.”(송대 철학자 장횡거)
본래 인간의 마음은 늘 이리저리 방황하고, 그 방황은 마음의 엔트로피를 높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마음 속 탐욕, 분노, 어리석음(탐진치)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고통이 증가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불교에서 인가느이 고통을 만드는 원인으로 탐욕, 분노, 어리석음, 이 세 가지를 꼽아서, 이를 '삼독(三毒)'이라 했다.
최근에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발 비용'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이 말은 욕설 '씨발→시발'과 쓴 돈을 의미하는 '비용'이 합쳐져서, 욕설이 나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쓰게 된 돈'이라는 뜻이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다. 다른 말로 '홧김 비용'이다. 홧김에 시킨 배달 음식 값이나, 짜증이 나서 탄 시비 등을 일컫는다.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한 소비 비용이다. 하지만 시발 비용이 남기는 것은 더 심해진 번뇌와 우울, 흐릿해 진 판단력, 마음의 결핍감을 더 많은 소비로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남이 가진 것이나 누리는 외형적인 것들과 자신의 것을 비교하는 어리석음이 탐욕,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그 결과 소비와 탐닉이 늘어나는 거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균형 잡힌 신체활동과 운동, 가속노화를 예방하는 절제된 식습관과 금주, 금연 등의 생활습관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탐진치'도 다스려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나(에고)'에게 강하게 몰입하고 마음 챙김이 되어 있는 않는 상태로 산다. 자아가 자각을 가로막는 것이다.
마음 챙김의 요소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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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를 관찰하고 자각하며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명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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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정보들에 대해 옳고 그름 또는 잠과 거짓 등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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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순간에 집중하기
그러면 우울감이라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끊임 없는 과거 기악의 반추나 불안 장애에서 문제가 되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준다. 이런 마음 챙김 명상에 익숙해지면, 자아와 관련된 것을 감정이나 행동으로 연결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사고의 틀을 갖게 된다. 동시에 자신의 의식으로 들어오는 정보에 스스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하는 능력이 점차 섬세해 진다. 그러면서 마음 챙김이 집중력, 작업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을 개선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음 챙김 훈련도 운동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 처음에 호흡에 집중하는 거다. 숨을 세는 과정을 연습하는 거다. 들숨에 1, 날숨에 2를 붙이기도 하고, 들숨만 세거나 날숨만 세기도 한다. 아니면 들숨과 날숨을 합쳐 1로 세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해서 8회 또는 10회를 한 묶음으로 간주하고 몇 묶음 씩 집중해 본다. 지하철, 버스, 엘리베이터 등에서 연습하면 아주 좋다.
내 코를 통해 드나드는 것이 숨에는 들숨과 날숨이 있다. 들숨을 통해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는 공기가 코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 와 오장육부를 살아있게 만든다. 날숨은 나의 구태의연한 잡념을 제거하는 행위이며, 들숨은 새로운 생각으로 오늘을 시작하게 한다. 이걸 우리는 호흡이라고 한다. 삶의 최소 단위를 '호흡'이라 설정하고 매 순간 자신의 숨을 관찰하고 수련해 기(氣)를 모으는 거다. 이게 기에 전심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몸을 지탱해 주는 것은 음식을 섭취하는 일과 매 순간 목숨을 지탱해 주는 심장 박동과 호흡하는 일 두가지라 본다. 심장은 하루에 십만 번 정도 박동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최대 30일 정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데, 심장이 1분 이상 작동하지 않으면 죽는다. 그리고 사람은 하루에 약 2만 3천 번 대기 중에 있는 공기를 입과 코를 통해 호흡하는 데, 사람은 숨을 최대 3분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상으로 숨을 쉬지 못하면 바로 죽는다.
그러니까 호흡, 즉 숨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활동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호흡을 해보면, 우리는 들이쉬는 숨이 내쉬는 숨보다 더 길다고 느끼고, 늘 들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백영옥 소설가는 요가 선생님의 다음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그 편견을 깨도록 해주었다. "요가를 할 때는 의식적으로 날숨에 더 신경 써야 해요. 사람들은 대개 들숨을 생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예요. 날숨이 더 중요합니다. 태어날 때 아기는 '아앙~' 하고 호흡을 터뜨립니다. 죽을 때는 어떻죠? '후흡' 하고 숨을 강하게 들이마시며 죽어요. 아이러니하죠."
호흡 명상을 해보면 감정이 진동을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명상 호흡법에서 중요한 것은 들숨보다 내보내고 비우는 날숨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매 순간 내가 숨을 들이켜듯 더 많이 얻고, 채우고, 느끼려는 자세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들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날숨으로 속에 있는 관성이나 낡은 습관을 버리고, 동시에 날숨으로 내 몸 안에 빈 공간을 만들어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버려야 산다는 거다.
호흡을 통한 마음 챙김 훈련은 바른 자세를 연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 없이 바쁜 삶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탓을 만들어 놓는 것과 같다. 단기적으로는 마음 건강 도메인에 효과가 집중되어 나타나지만, 가속 노화의 불씨를 가라앉히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중장기적으로 내재역량의 보존에 크게 기여 한다. 그 외도 다음과 같은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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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비용처럼 마음 건강 도메인의 내재역량을 넘는 스트레스 때문에 의사결정을 잘못하지 않도록 예방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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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인지정보를 인식할 때 스트레스를 절 받게 해주고, 마음 건강 도메인의 내재역량을 향상시켜 더 큰 스트레스도 견디게 해준다.
마음 건강이야 말로 노화지연 생활 습관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 증거로 100세 이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장수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규칙적이고 절제된 삶의 방식과 긍정적 사고방식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은 여기서 멈추고, 내일은 '몰입이 강력한 저속 노화의 인자'라는 이야기로 이어간다. 그리고 '마음 챙김'의 방법에 대해서는 엘렌 랭어의 저서< <<마음 챙김>>을 다시 읽으며 공유할 생각이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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