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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와의 약속을 지키면 자신감이 생긴다.

 
2255.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2월 2일)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의 원제는 <주사위를 던져라(Roll the Dice)>이지만 <끝까지 가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문단의 아웃사이더 시인 찰스 부코스키(1920~1994)의 시다. 부코스키의 시어들은 우리의 피부를 뚫고 들어온다. 아니, 불순물을 태우는 불과 같다.
 
어제는 모처럼, 대덕대 와인아카데미 제1기 후속 모임이 있었다. 여러 나이가 섞인 모임에서, 우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생이 너무나 짧다는 것을 기억하자고했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적힌 문장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가 우리들의 묘비명이 될 수도 있다. 류시화 시인이 이 시를 소개하며 한 말이다.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우리의 모든 후회는 '살지 못한 삶에 대한 후회'로 압축된다. 삶이라는 화폭에 당신은 무슨 그림을 그릴 것인가? 혹시 무엇인가를 그리고 싶은데 붓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아니면 그림 도구를 갖고 있지만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가? 평생 고대하던 문이 앞에 열렸는데도 모험이 두려워 조금 시도하다가 마는가?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마음과 혼을 쏟아 붓지 않으면 당신은 삶의 변두리에 머물게 될 것이다. 두려움은 실패를 막아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가로막는다."
 
소리 내어 시를 읽어 보자.
 
끝까지 가라(Go All The Way)/찰스 부코스키(류시화 옮김)
 
무엇인가를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렇지 않다면 시작도 하지 마라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이것은 여자 친구와 아내와 친척들과 직장과
어쩌면 너의 마음까지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3~4일 동안 먹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추위에 떨 수도 있고
감옥에 갇힐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당하고
고립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립은 선물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네가 얼마나 진정으로
그것을 하길 원하는가에 대한
인내력 시험이다
그리고 너는 거절과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것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
좋을 것이다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것 만한 기분은 없다
너는 혼자이지만 신들과 함께할 것이고,
밤은 불꽃으로 타오를 것이다
그것을 하라, 그것을 하라
 
하고 또 하라
끝까지
끝까지 가라
 
너는 너의 인생에 올라타
완벽한 웃음을 웃게 될 것이다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한 싸움이다
 
오늘 아침은 '나를 깨우는 하루 한 문장 50일 고전 읽기'라는 부제의 <<어른의 새벽>> 읽기 열 한 번째, "나와의 약속을 지키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한다. 오늘의 고전 한 마디는 한비자의 말, "작음 믿음이 이루어져야 큰 믿음이 세워진다"이다.
 
큰 믿음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주위의 작은 돌과 흙을 치워야 비로소 큰 돌을 옮길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는 것처럼 반드시 작은 믿음이 축적되어야 큰 믿음이 세워진다. 두 개의 사자성어가 소환된다. 하나는 '적토성산(積土成山)'이고 또 하나는 '적후지공(積後之功)'이다.
 
"흙을 쌓아 산을 이루면, 거기에 바람과 비가 일어나고(적토성산 積土成山, 풍우흥언 風雨興焉),
물을 쌓아 연못을 이루면, 거기에 물고기들이 생겨나고(적수성연 積水成淵, 교룡생언 蛟龍生焉),
산을 쌓고 덕을 이루면, 신명이 저절로 얻어져서 성인의 마음이 거기에 갖춰진다.(적선성덕 積善成德, 이신명자득 而神明自得 성심비언 聖心備焉" (<<순자>>, <권학>)
 
<<장자>>를 펼치면, 물고기 "곤"이 변해서, "붕"이라는 새가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곤"이 그냥 "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긴 시간의 축적을 통해 크기를 키워야 한다. 크기가 커진 어느 날, 엄청난 에너지를 등에 업고 물고기는 상승한다. 상승하는 동력이 극점에 이르러 멈추는 순간, 존재 차원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 새가 되는 것이다. 이는 노력, 아니 공력(功力)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이를 사자성어로 '積後之功(적후지공)'이라 한다. 이 힘은 일상을 지배하는 매일매일의 축적으로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믿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나에 대한 신뢰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나를 믿으려면 자은 것을 하나하나 이루면서 천천히 나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근사록>>에는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음은 신중함의 국치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작은 조짐이 큰 사건을 야기하는 것처럼 작은 일이 쌓여서 중요한 일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끝까지 가는 거다.
 
이 때 자기 믿음이 중요하다. <<열자>>에는 상구개라는 사람의 일화가 나온다. 화생과 자백이라는 두 사람이 상구개의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들은 세도가 범씨 집안의 자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자화는 산 사람을 죽게 할 수 있고,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으며, 부자를 가난하게 할 수 있고, 가난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굶주림과 추위로 절박했던 상구개는 그 말을 믿고 자와의 집을 찾아간다. 자화를 따르는 무리들은 늙고 약한 상구개에게 짓궂게 굴며 누대에서 뛰어내리면 상으로 백금을 주겠다고 희롱했다. 상구개는 정말 그러는 줄 알고 뛰어 내렸는데 다친 데가 없었다. 사람들은 다시 강물이 굽이치는 곳에 가서 구슬을 건져내라고 한다. 상구개는 이번에도 물속으로 뛰어들어 구슬을 가져왔다. 나중에 범씨네 창고에 불이 났다. 그러자 자화는 불 속으로 들어가 비단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말한다. 상구개는 어려워하는 기색 없이 불 속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조금도 그을리지 않았다. 상구개는 범씨 무리의 말을 진실로 여기고 의시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지극한 믿음은 물과 불을 이겨낼 정도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해주는 거다.
 
이젠, 몇 일전부터 공유하고 있는, "성공적인 나이 듦을 위한 네 가지 기둥" 이야기를 한다. 그 내 기둥은 이동성(Mobility), 마음 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이다. 우리는 이 중 첫 번째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첫 번째 기둥: 이동성(Mobility)으로 노화를 이기는 몸" 만들기를 공유하고 있다. 오늘은 "운동 습관만큼 든든한 노후 자산은 없다"는 주장이다.
 
신체기능은 생애주기에 걸쳐서 연속적,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어느 순간 갑작스레 노인의 몸을 갖는 것이 안다. 또한 점진적으로 노력해서 만들고 관리한 신체기능은 갑자기 어딘가로 사라지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한 노력이 평생 인지 기능의 자산이 되고, 안정적으로 구축한 자산 포트폴리오 역시 평생 의지할 수 있는 방호벽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수렵채취 사회의 인간은 현대인에 비해 신체활동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과거 인간은 움직이고 먹고 쉬는 기계였다. 하지만 현대 도시인이 하루 종일 이동성 세부 도메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었을 때 고강도 운동을 할 능력을 갖춰 놓으면 여러 장점이 있다.
  • 숨이 가쁘고 땀이 뻘뻘 나게 운동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돕고 복부 지방을 태우며 근육이 에너지를 더 효과적으로 처리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 혈관이 탄성을 유지하며 뇌와 근육에서는 뇌세포의 회복을 촉진하고 노화 속도를 늦추는 유익한 호르몬들을 만들어 낸다.
  • 중추신경계의 여러 회로도 불꽃처럼 켜지는데, 이는 그 자체로 부작용이 없는 항우울제이자 진통제로서 효과가 있다.
  • 고강도 운동을 하는 동안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알림 같은 외부 자극에서 잠시 벗어나 몸의 감각과 호흡에 집중하면 그 자체로 마음 챙김이 된다.
  • 일상에서 늘 운동을 하면 기억력, 집중력을 포함해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훨씬 잘 보전된다.
  • 그리고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은 부작용이 별로 없는 치매예방약을 평생 복용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이러한 신체 기능 자산을 쌓으려면 가능한 한 젊을 때 운동 능력을 키워 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상 소견이 쌓여 여러 가지 만성질환이 발생하면 질환과 복용하는 약들 때문에 상당히 제한된 운동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화가 진행되면서 호르몬의 변화, 대사 체계의 변화, 신경계통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같은 강도로 운동하더라도 그것이 기량 향상이나 근육 량 증가로 이어지는 폭이 줄어든다. 또한 근골격계 노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관절의 가동 범위가 제한되며, 유연성이 떨어져 운동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부상은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바빠서 운동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광고하는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거다. 노후를 위해 정말 최소한으로 필요한 운동량은 적어도 한 번에 30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주 2회 이상은 하는 것이다. 이동성 내재역량을 노후자산을 관리한다는 생각으로 평생 동안 꾸준히 가꾸고 돌보면 가능하다. 내일부터는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두 번째 기둥, 마음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