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2.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1월 30일)

어제부터 <인문 일지>를 사진과 시부터 시작한다. 어제 오후 산책길에 찍은 거다. “개 한 마리가 짖으면 온 동네 개들이 따라 짖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도 첫 번째 개는 이유가 있다. 달을 보든 그림자를 보든 뭔가 보이니까 짖은 것이다. 하지만 다른 개들은 이유가 없다. 누가 먼저 짖자 아무 생각 없이 그 소리를 듣고 따라 짖은 것이다. 무턱대고 따라 했다간 ‘생각하지 않은 죄’를 목에 건 ‘동네 개’ 취급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이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두는 것이 문제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 아침에 <인문 일지>를 쓴다.
하지 않은 죄/마가렛 생스터(류시화 옮김)
당신이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 두는 것이 문제다.
해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잊어버린 부드러운 말
쓰지 않은 편지 보내지 않은 꽃
밤에 당신을 따라다니는
환영들이 그것이다.
당신이 치워 줄 수도 있었던
형제의 길에 놓인 돌
너무 바빠서 해 주지 못한
힘을 북돋아 주는 몇 마디 조언
당신 자신의 문제를 걱정하느라
시간이 없었거나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사랑이 담긴 손길 마음을 끄는 다정한 말투
인생은 너무 짧고
슬픔은 모두 너무 크다
너무 늦게까지 미루는
우리의 느린 연민을 눈감아 주기에는.
당신이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두는 것이 문제다.
해 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어제 오후 산책 길에 위의 현수막을 여러 군데서 만났다. 속상했다. 그래 오늘 아침 정치 이야기를 한다. 나는 유성을 유권자이기 때문이 분노할 자격이 있고, 이 현수막을 비판할 수 있다. 누구 때문에 나라가 정상이 아닌가? 국민의 짐 때문이다. 현수막을 자세히 보자. '진짜' 팩트는 아니다. 일종의 '국민 갈라 치기'이고, 선동이다.
1. UAE 40조원 투자 유치의 진실을 아는가? 대부분 투자 약정이다. 강제 사항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에 300억 달러, 우리 돈 약 37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제2의 중동 붐’ 을 기대하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관련 주가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만, 중요한 건 아직은 ‘MOU' 즉, 양해각서 단계라는 겁니다. 구속력이 없는 MOU가 실제 얼마나 계약 체결로 이뤄질지가 관건인데요."(박지훈 변호사) "MOU는 정식 협정을 맺기 전에 작성하는 문서니까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MOU의 실효성 문제가 계속 불거져 왔고요. 자칫 잘못하다 가는 안 지켜도 되는 립 서비스에 그치는 게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실제 앞으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초훈길 이데일리 기자)
2.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은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지금 노동 현장을 모르는가? "2021년 산재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828명이었다. SPC 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청년과 이태원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이 다른 존재가 아니다. 겨우 만들어놓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악덕 기업과 그 소유주에게 적용하기는커녕 시행령으로 무력화하려 하거나, 틈만 나면 주52시간 근무제를 없애려 하는 것이 이번 참사와 다른 맥락에 있지 않을 것이다. 굳이 해밀턴호텔의 불법 증축을 들지 않더라도 참사의 근인에 생명이나 안전보다는 돈, 사람보다는 이윤의 논리에 아부하고 기생하는 권력과 정치가 있다고 생각한다."(천정환 성균관대 교수)
3. 대규모 간첩단 사건은 과거의 군사정권 시절을 잊었는가? 이런 뉴스도 있다. "‘국면 전환 공안탄압 중단 촉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11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현 정권의 국면전환용 공안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대공수사권 이양을 앞두고 수사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사건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안지중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정부가 노조나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공안몰이’를 하며 위기탈출 국면전환에 나섰다”며 “국가보안법으로 간첩으로 몰렸다 사망한 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 분들이 계신다. 이러한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적 이익을 위해, 이런 선동을 하는 자가 소위 대학교 총장 출신이라니 대학 교수들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을까? 이런 무지의 행위에 말이다. 포용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야 정치가 발전하는 데, 앞장서서 편가르기를 한다. 이름이 아깝다. 공부를 똑바로 하지 않았거나, 사적이 이익이 너무 커서이다. 개인 생각이다. 그는 선동가이다. 이런 선동 가들이 흔히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선동 가들의 시선과 관심이 머무는 최종 소실 점에 무엇이 있는 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이 그토록 걱정하는 서민과 약자들 역시 단지 자신의 자기 애를 드러내는 소재이자 유, 무형의 권력을 위한 수단일 뿐임을 알 수 있다.
'선동'을 한문으로 이렇게 쓴다. 煽動 부채 선(扇)자에 불화(火)가 붙는다. 뜻은 부칠 '선'자이다. 부채질로 부쳐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선전(宣傳)는 다르다. 여기서 선(宣)자는 '베풀 선' 자이다. 선동은 영어로 데마고기(demagogy)이다. 사전에서는 '남을 부추겨 어떤 사상을 갖게 하거나 행동에 나서게 함"이라고 말한다. 선전과는 방법과 수단은 비슷한 점이 있지만 목적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선전은 "주의나 주장, 사물의 존재, 효능 따위를 많은 사람이 알고 이해하도록 잘 설명하여 널리 알리는 일"이다.
소위 대학교 총장 출신이라는 사람이 욕심에 사로잡혀 '거짓 말 투성이' 현수막을 붙이고, 국민들을 속이고 선동하고 있다. 너무 무지한 소치이다. '나의 무지로 부터 타인을 보호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공자는 '위기지학'과 '위인지학'으로 나누었지만, 신형철 문학 평론가는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인다.
1. 나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공부
2.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공부
3. 나의 무지로부터 타인을 보호하는 공부
무지가 무시가 되는 결과를 막기 위한 것이다. 무시로서의 무지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피해자들에 대한 폭력이 되기 때문이다.
"취임 후 8개월 동안 보여준 윤의 모습은 ‘묻지마 범죄’를 떠올릴 만큼 아무런 목적이나 이유 없이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고 나라를 무너뜨리는 게 목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파괴적이다. 탄핵을 당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차라리 양반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남궁 협)
어두운 코로나 터널을 지나면서 전 세계에 ‘K 신화’를 강렬하게 남기지 않았던 가? "눈 떠보니 선진국이 되었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곳곳에서 실감했다.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시선을 느꼈고, 과학기술, 음악, 예술, 스포츠, 대중문화 등에서 한국인의 기량이 만개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또다시 ‘이게 나라인 가?’라는 절망 섞인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가적 위기 조짐은 단순히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구조적 상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1930년대에 유럽의 파시즘이 창궐할 때와 매우 흡사하다. 남궁 협 언론인의 진단이다.
"그것이 대공황 이후 실업과 빈곤 위에서 독버섯처럼 피어났듯이, 지금의 세계도 심각한 경제 불황과 양극화, 중산층의 몰락, 정당의 무력화 등 파시즘의 정치, 경제적 토양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여기에 기후 위기 문제까지 겹쳐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 받고 있으니 전 세계는 그야말로 어찌해볼 수 없는 절망의 수렁 속으로 점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어둠이 짙어 질수록 두려움도 커지기 마련이어서 사회는 점점 '극우 보수 화' 되고, 사회 집단 간 증오와 혐오는 격화되고, 그에 따른 폭력도 빈번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사회 구성원들을 통합해줄 수 있는 정치적, 도덕적 이념도 희미해지면서 사회는 갈수록 사분 오열 되어 무 질서의 엔트로피가 증대하고 있다."
"이처럼 어디를 둘러봐도 도무지 해답을 찾기 힘들 때 사람들은 납득할 수 없는 집단 심리 증상을 보인다. 문제를 단칼에 해결해줄 것 같은 ‘구세주’ 지도자를 찾는다. 그러나 구세주는 없다.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그것도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들에서 비 상식적인 이상한 지도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게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런 틈에 소위 대학 총장 출신이라는 사람이 '뻔뻔하게' 이런 현수막을 내건다.
이어지는 글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문제는 파시즘이다. "파시즘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에서만 발생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한계에 봉착했을 때 새로운 대안처럼 파시즘이 등장하는 것이다. 풍족하게 살던 시절의 욕망을 채울 길은 점점 막막해 지는데 정치는 소리만 요란할 뿐 아무런 문제해결 능력을 보이지 못할 때, 사람들은 불안과 두려움과 절망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정상적인 방식으론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비 상식과 비 합리성으로 눈길을 돌리기 마련이다. 파시즘은 이러한 대중 심리를 자극하고 악용하여 권력을 획득하고 그 권력을 더욱 독점하고 확대하는 데만 골몰한다."
예를 들어,
- 파시스트는 일거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선동한다. 누적된 복잡한 사회 모순을 한꺼번에 뒤집어 엎고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전쟁이라는 ‘예외 상태'를 만든다. 이게 위험한 생각이다. 전쟁은 우리 모두를 파멸로 이끈다.
- 그리고 기존 정치인들을 깨끗이 청소해야 할 쓰레기로 몰아붙이고 자신은 청렴하다는 걸 내세운다. 모든 걸 ‘우리 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으로 단순 명료하게 갈라 친다.
- 그리고 공산주의 세력이 득세하여 모든 걸 강탈할 거라며 자본가와 중산층의 불안을 부추긴다.
- 개인보다는 국가를 우선시하는 국가주의를 추구한다. 과거 찬란했던 시절을 상기하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꿈꾼다. 극우 폭력조직을 거느리고 ‘적’으로 규정된 사람들에게 백색테러를 가한다.
- 그리고 친위 언론을 앞세워 언어 상징을 조작하여 대중을 동원하고 사회를 획일 화 한다. 이러한 파시즘의 특징들은 1930년대에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실제로 벌였던 일들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폭주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다음 선거에서 얼마든지 교정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은 “우리 사회에 권위주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실현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길 바라지만 만약을 염두에 두는 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실패한 반민주적 국가권력일수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더 독점하려 들고 연장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언론인 남궁 협) 이게 우리의 오늘 문제이다.
"다양성을 말살하는 전체주의가 자본주의보다 더 위험한 것은, 돈은 나눌 수 있지만 권력은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파시즘의 출현을 보며 말했던 조지 오웰의 통찰이 놀랍다. “봉건주의가 끝날 무렵 ‘돈의 사람'이 등장했다면, 자본주의 말기에는 ‘권력의 사람'이 등장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안락과 사치가 아니라, 타인에 대한 압제에서 오는 희열이다. 더군다나 지금 대통령 부인과 정신적 멘토라는 윤 대통령 주변 사람들마저 ‘권력 놀이'에 취해 있다고 한다면 권력의 폭주가 어디까지 일지 가늠조차 힘들다. 따라서 지금 현 정부가 그럴싸한 목적이나 신념도 없이 반민주적인 권력 독점으로만 흐르고 있다고 한다면 이것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기 전에 권력의 폭주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가 지금 우리의 시급한 과제다." 나도 같은 의견이며, 분노한다. 그리고 나는 고발한다.
답을 찾았다. 스페인에 사는 115세 할머니가 최고령으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올랐다. 할머니는 장수 비결에 대해 말하며 “독 같은 사람과 멀리 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정치인을 멀리하고, 표를 주지 않으면 된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게 장수 비결이기 때문이다. 모레라는 장수 비결에 대해 “운과 좋은 유전적 특성도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규칙적인 일상과 가족, 친구와의 좋은 관계, 자연과의 교감, 정서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회하지 말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독 같은 사람과 멀리 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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