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신랑이 애꾸라는 사실을 신부는 신혼 첫날 밤 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신부 : 당신이 애꾸라는 사실을 내게 숨겼군요. 신랑 : 예전에 내가 당신에게 편지로 고백하지 않았 소? 신부는 신랑에게서 받았던 연애 편지들을 당장 찾아 보다가 이윽고 그 편지를 찾아냈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한 눈에 반했 소."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도 19금으로 야하지만, 웃긴다. 시국이 답답하다. 답은 그래도 웃는 거다.
굴비/오탁번
수수밭 김매던 아낙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돌아보았다
- 그거 한 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떡 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 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빡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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