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의자/이정록

산다는 것은 다른 이의 의자가 되는 것인데...

의자/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도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추구멍/권영상  (1) 2023.01.19
그대에게 가고 싶다/안도현  (2) 2023.01.19
저녁달/박철  (1) 2023.01.19
한국형 건강 수업 (1)  (0) 2023.01.18
면목동/유희경  (0) 2023.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