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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죄와 벌/김수영

좋아하는 시입니다.
좋아하는 친구들입니다.

죄와 벌/김수영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 놈이 울었고
40명가량의 취객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범행의 현장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현장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