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은 가족 바깥에서 '정상'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이야기를 하려한다. 미혼모는 있는데, 왜 미혼부는 없는가? 왜 해외 입양으로 아이를 수출하는가? 한국에서 피부색이 다른 가족이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해 본다.
1. 왜 미혼모는 있고 미혼부는 없을까?
우리 사회는 저출산 문제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3일 행정안전부는 대한민국의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그런데, 아이들을 아직도 버린다. 통계에 의하면, 버려진 아기들의 대부분은 미혼모들의 아기들이라 한다.
벼랑 끝에 몰린 미혼모가 영아유기라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 처벌은 여성만 받기 때문이다. 현행법이 직접 아이를 버린 행위를 한 사람만 처벌하기 때문이다. 친부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지만 도움을 거절당해 아이를 유기했을 때도 친부는 법적 책임이 없다. 아이는 남녀가 함께 있어야만 만들 수 있는데, 왜 여성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는 걸까?
우리 사회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미혼모와 그 자녀를 '비정상'으로 바라보며 멸시하는 문화는 아직도 여전하다. 생각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출산의 합법성을 결혼 제도 틀 내에서만 인정하는 가족주의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미혼모는 그런 가족규범의 일탈자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게 미혼모가 양육을 선택하지 못하고 아이를 버리게 되는 이유이다. 출산은 가부장적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야만 정상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벗어나면 비정상과 부도덕으로 몰아세우는 한국의 가족주의가 그 이유이다.
그리고 한국의 가족주의 때문에 대개의 부모들은 결혼하지 않은 딸이 임신하면 딸을 보호하기보다 가족의 수치로 간주하고 낙태나 입양을 종용한다. 문제는 미혼모가 혼자 고생을 하는 동안 미혼부는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미혼부의 책임을 잘 묻지 않는다. 여성들에게 성관계는 임신, 축산, 육아까지 이어지는 고민을 안겨주지만, 많은 남성들에게 성관계는 그저 욕망 뿐이다. 그러니까 한국의 가족주의는 매우 남성 편의적이다.
우리 사회의 가족주의 문제는 차치하고, 임신 단계에서 미혼 임산부에게 미혼모가 받을 수 있는 지원, 관련 정책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비밀을 보장해주며 상담하는 콜센터 같은 지원이 절실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그런 제도가 없다. 더 웃긴 것은, 한국은 아이를 직접 키우는 미혼모보다 아이를 버렸을 때 그 아이를 대신 키우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한다는 점이다. 이이를 원래의 가정에서 분리하는 것은 모든 방법을 다 써본 뒤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아이 버리기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아이를 버리는 주범은 미혼모 라기보다 이른바 정상 가족이 아닌 다른 삶은 잘못되었다고 차별하고 배제하면서 교육 받을 권리와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한국의 가족주의가 문제이다.
이런 미혼모의 차별은 곧 아이에 대한 차별이다. 미혼모의 권리가 곧 아동의 인권이기 때문이다. 성인과 달리 취약한 특징을 가진 아이들의 인권에 있어서는 부모의 지위에 대한 차별이 곧 아이에 대한 차별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미혼모 가정이든 입양아 가정이든 재혼 가정이든 동성 가족이든 가족의 형태를 불문하고 모든 가족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누릴 혜택과 권리, 그런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양육자에 대한 지원에서는 어떠한 차별도 없어야 한다. 최근 크게 문제가 되는 저 출산과 연계해 보아도 미혼모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일은 아주 시급하다.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을 보면 혼외 출산 비율이 높다. 통계를 면, 프랑스 혼외 자의 출산 비율이 56,7%로 높고, 출산율도 1,98로 OECD 최고 수준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혼외 출산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없고, 양육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도덕적 판단 따위와 무관하게 중립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모가 다 있는 가정보다, 일, 양육의 동시 유지가 아무래도 불리한 미혼모가 가난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작업 교육, 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육 시설 이용에서도 우선권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지를 사회투자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따뜻한 시를 한 편 공유한다. 다음은 아이의 입양 문제, 특히 수출하듯이 하는 해외 이양의 문제를 좀 살펴보려 한다. 우리는 입양의 여러 문제점을 잘 모른다. 사건이 터져야 정부는 관심을 쏟는다. 특히 입법기관고 국회의원들은 좀 더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을 보듬는 일을 적극적 해야 한다. 모두 선거에만 신경 쓴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날씨는 최강 한파이다. 이렇게 추운 날은 박노해 시인의 <그 겨울의 시>가 생각난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그 겨울의 시/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 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 산의 새끼 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내 블로그로 옮긴다.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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