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운동가의 와인 일기
(2021년 12월 7일)

오늘은 24 절기 중 가운데 21번째에 해당하는 대설(大雪)이다. 대설은 소설과 동지 사이의 절기로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이 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 풍년이 들고, 포근한 겨울이 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날 눈이 많이 오는 경우는 드물다.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도 있다. 눈이 보리를 덮어 보온 역할을 하므로 동해(凍害)를 적게 입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의미이다. 이때쯤 우리 조상들은 바쁜 농사일을 끝내고 한가해지면 콩을 삶아 메주를 쑨다. 장맛은 메주가 좋아야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메주는 집집마다 한 해 농사의 결정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성을 드렸다. 그랬다는 거다. 요즈음은 농한기가 따로 없이 겨울철도 바쁘다. 다들 힘들게 산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최근에 돌아가는 정치판을 좀 읽어야 한다. 믿고 있는 칼럼을 쓰는 <오마이 뉴스>의 서부원 선생님에 의하면, "지금의 청년 세대는 '보수화'가 아닌 '예능화'"가 되었다고 한탄한다. MZ 세대(밀레니얼 세대-1990~1994년생)과 Z 세대-1995~2005년생)는 이념 지향적이지 않고 여야 구분 없이 실용적인 관점에 투표하는 첫 세대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서 선생님에 의하면, 요즈음 아이들에게 진보와 보수라는 말은 어색하다 못해서 생뚱맞은 단어라 한다. 나는 그런 세대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 잘 모르지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현 시대는 진보이니 보수이니 하며 둘로 나눠 이해하기에는 세상이 훨씬 복잡다단 해졌기 때문이다.
서부원 선생님의 진단은 MZ 세대들이, 부박한 언론들이 말하는, 보수화보다는 진보화 되었다고 본다. "사회의 현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비록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긴 싫어도 변해야 한다는 열망만큼은 강렬"하고, "무한 경쟁과 각자도생의 사회를 살다 보니 더 이기적이고 무기력해진 것"으로 보았다. 게다가 그들이 보이는 예능화는 심각하다는 거다. 그들은 일단 재미가 없으면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옳고 보탬이 되는 조언도 재미가 없으면 눈과 귀를 닫아버린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무한경쟁에서 주눅이 든 열패감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 무력감 등을 자극적인 유튜브를 통해 위로 받고 있는 건지 모른다.
어떤 후보가 되면, 그의 말처럼, "자유민주주의 사라지고" 검찰공화국, 검찰독재의 시대가 올까 봐 나는 큰 걱정이다. 그들이 각종 이권은 다 독식하고, 검찰이 든든하게 뒤를 봐주는 세상이 될까 봐 걱정이다. 한 후보의 선대위 구성을 보면 전직 검사가 핵심 보직을 장악하고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검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엘리트 카르텔 권력형 부패 정치 세력이 나라를 말아 먹을 까봐 걱정이다. 엘리트 카르텔 권력형 비리 세력들은 스카이 대학 나와 법조계나 법조 기자가 되어 승자독식을 한다. 그들에게 인성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선에 투표를 자신의 단기적인 이익의 유불리에 따라 찍는 사람이 많아지면 인성이 '개판'인 그들에게 지배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무서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무식한 자들에 의해 지배 받게 된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그들이 얼마나 열등한 자들인지 알게 된다. "정치에 대한 참여를 거부한 형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플라톤은 일찍이 말한 바 있다.
지난 해 오늘 아침, 나는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591인 선언>을 공유했었다. 페북 <과거의 오늘>이 알려 주었다. 나의 블로그에 다시 공유한다. 왜냐하면 개혁을 못했더니, 이젠 검찰 쿠데타를 하려한다. 30-50 클럽에 세계 일곱 번째로 들어갈 정도로 잘 사는 대한민국이 정치적 민주주의는 이루었는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혼돈 속에 있다. 일부 기득권을 가진 자(엘리트 카르텔 비리 세력)들이 모든 걸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에 생각을 빼앗기고, 기득권 세력에 편을 들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많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깨어 있는 민주주의자가 많아야 한다. 우리가 정신차리지 못하면 다음 사진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어제 <인문 일기>에 썼던 것을 다시 소환한다. 세상이 진창 같아도 안 망하고 조금씩 진일보해 온 이유는 도리(道理)를 아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믿고 나는 희망한다. 여러분들도 희망하시길 빈다. 사람은 빵보다 희망을 먹고 사는 존재이다. 희망을 갖자. 'Dum vita est, spes est(둠 비타 에스트, 스페스 에스트)'라는 라틴어 문장을 나는 좋아한다. 이 말은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건배사로 내가 자주 쓰는 것이 "스페로(spero), 스페라(spera)"이다. 이 말은 "나는 희망한다. 그러니 너도 희망하라"라는 말이다. 이 말은 '나는 숨쉬는 동안 희망한다'는 라틴어 'Dum spiro, spero(둠 스피로, 스페라)'에서 나온 말이다.
희망이라는 것/김현승
희망.
희망은 분명 있다.
네가 내일의 닫힌 상자를
굳이 열지만 않는다면….
희망.
희망은 분명히 빛난다.
네가 너무 가까이 가서
그 그윽한 거리의 노을을 벗기지만 않으면….
희망.
그것은 너의 보석으로 넉넉히 만들 수도 있다.
네가 네 안에 너무 가까이 있어
너의 맑은 눈을 오히려 가리우지만 않으면….
희망.
희망은 스스로 네가 될 수도 있다.
다함 없는 너의 사랑이
흙 속에 묻혀,
눈물 어린 눈으로 너의 꿈을
먼 나라의 별과 같이 우리가 바라볼 때…
희망.
그것은 너다.
너의 생명이 닿는 곳에 가없이 놓인
내일의 가교(架橋)를 끝없이 걸어가는,
별과 바람에도 그것은 꽃잎처럼 불리는
네 마음의 머나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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