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10월 9일)

오늘은 한글날로 2013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되어 휴일이다. "나라의 말씀이 중국과 달라서 문자로 서로 맞지 않은 바,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여도 마침내 그 뜻을 다 펼치지 못함이 많음이라. 내 이를 불쌍히 여기어 새로 스물 여덟 자를 만드니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나날이 사용함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세종대왕은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표현할 수 있도록 한글을 만드신 것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지금 더 자유롭고 편하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이고, 소리의 표현은 일본어는 약 300개, 중국어(한자)는 400여개인데 반해 한글은 무려 1만1000개 이상을 낼 수 있다. 한글은 독창성이 있고 기호 배합 등 효율면에서 특히 돋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문자이다. 세계서 유일하게 문자를 기념하는 나라가 우리이다. 한글이 간결하고 우수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
동시에 깊어 가는 가을이다. 오늘 아침은 일찍 주말 농장에 나갔다. 반가운 사람들과 '멋진' 조찬 파티를 했다. 문화적으로 앞선 나라에는 정원 문화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나라에는 텃밭 문화 밖에 없다. 정원은 쓸모 있는 땅에 쓸모 없는 것을 심는 것이고, 텃밭은 쓸모 있는 땅에 쓸모 있는 것을 심는 거다. 그런데 우리들의 주말 농장에는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오늘 사진이 그 거다. 내 밭 이웃은 자신이 수확한 것들로 감자탕을 끓여 왔고, 다른 이는 막걸리도 가지고 왔다. 뿐만 아니다. 향기가 좋은 이디오피아 커피와 디저트, 어느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없었다. 오늘 시처럼, 사골 버스를 탄 기분이었다.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이준관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 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 모르는 내 손에
고향 불빛 같은 감을
쥐어 주기도 한다.
콩과 팥과 고구마를 담은 보따리를
제 자식처럼 품에 꼭 껴안고 가는
아주머니의 사투리가 귀에 정겹다.
창문 밖에는
꿈 많은 소년처럼 물구나무선
은행나무가 보이고,
지붕 위 호박덩이 같은 가을 해가 보인다.
어머니가 싸주는
따스한 도시락 같은 시골 버스.
사람이 못내 그리울 때면
문득 낯선 길가에 서서
버스를 탄다.
하늘과 바람과 낮 달을 머리에 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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