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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서시 - 이시영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은 일찍 일어났다. 그래 지난 5월 2에 쓰신 배철현 교수의 <묵상>을 꼼꼼하게 읽으며,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정리를 해 보았다. 정해진 순간을 사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가 선행(善行)이다. 배철현 교수는 구약성서의 <미가서>를 인용하며, 선행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정의를 행하고, 자비를 추구하며, 겸손하게 네가 만난 신이 요구한대로 생활하는 것이다." (<미가서> 6:8) 맛있는 반찬을 만나면, 씹으면 씹을수록 더 맛이 나는 것처럼, 예언자 미가가 말한 위의 문장은 곱씹을수록 더 큰 깨달음을 준다. 정의 실천, 자비 추구 그리고 겸손 생활이 선행이라고.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어서 오라 그리운 얼굴"들을 불러모으고, 미가의 말을 같이 소리 내어 외치고 싶은 아침이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예언자 미가는 신이 원하는 것은 종교 행위가 아니라, 선행(善行)이라고 고언을 했다. 그 선행이란 나의 행위가 타인의 입장에서 향기로운가를 묻는 일이다. 사는 일에 속도를 늦추고, '나 만의 신'을 만나는 아침이다. 고(故) 장영희 교수는 "남보다 느리게 걷기에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던 것처럼 속도를 늦출 때, 우리는 나 아닌 것의 힘에서 풀려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그러면서 나는 '안단테의 경쾌한 리듬'으로 일상을 살고 싶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쓰는 글이 길어진다. 사람들은 불만이다. 읽을 거리가 너무 많다고 하면서.

인생이란 원래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 몇일 전부터 내가 하는 말이다. 작은 꽃을 보려면 시간이 걸린다. 친구를 만들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이런 것들을 얻으려면,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처럼, 지혜를 얻는 깨달음이 필요하다면, 긴 글을 읽고 받아 쓰는 시간을 들여야 한다. 나는 아침에 긴 글을 쓰면서, 속도의 기장에 길들여진 나의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면서 새로운 존재를 만나는 시간이다. 이게 인문운동가가 추구하는 인문정신이다. 인문정신은 기계의 속도가 아닌 사람의 속도로 느리게 살려고 노력하는 마음이다.

서시 - 이시영

어서 오라 그리운 얼굴
산 넘고 물 건너 발 디디러 간 사람아
댓잎만 살랑여도 너 기다리는 얼굴들
봉창 열고 슬픈 눈동자를 태우는데
이 밤이 새기 전에 땅을 울리며 오라
어서 어머님의 긴 이야기를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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